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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후 사망까지 평균 8일···고혈압 환자가 절반이었다

중앙일보

입력

18일 오전 환자와 직원 등 70여 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진 대구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입원 환자로 보이는 노인들이 창문으로 손을 흔들고 있다. [뉴스1]

18일 오전 환자와 직원 등 70여 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진 대구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입원 환자로 보이는 노인들이 창문으로 손을 흔들고 있다. [뉴스1]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가 120명을 넘어섰다. 이중 절대 다수가 대구‧경북지역에서 목숨을 잃었고, 사망자 4명 중 한명 꼴로 치매 환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사망자는 124명이다.

대구경북 사망자 95%‧나이 많아질수록 사망률 높아져

지역별로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118명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어 사망자의 95%를 차지했다. 이 밖에 경기 4명, 부산 1명, 강원 1명 등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타 지역 사망자들도 대구‧경북 지역과 연관돼 있다. 지난 4일 사망한 강원 태백 거주 90대 여성은 위암으로 경북 봉화해성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 숨졌다. 지난 13일 부산 대동병원에서 사망한 88세 여성은 120명의 환자가 발생한 나온 경북 청도 대남병원 입원 환자였다.

코로나19 사망자의 성별간 특색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사망자 중 남성은 63명, 여성 61명이었다.

연령은 치명률(코로나19 사망자를 확진자로 나눈 것)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보였다. 나잇대가 높아질수록 치명률이 뚜렷이 증가해서다.

24일 0시 기준(사망자 120명)으로 30대 사망자는 1명, 40대 1명, 50대 8명으로 30~50대의 치명률은 1%를 넘기지 않았다. 반면 60대(사망자 20명‧치명률 1.75%)부터 오르기 시작한 치명률은 70대(사망자 38명) 6.25%, 80대 이상(사망자 52명)에서는 13%까지 치솟았다.

고혈압 환자 절반‧4명 중 1명은 치매

사망자 124명 중 기저질환이 없는 경우는 9명에 불과했다. 중앙일보가 그동안 방대본이 공개한 사망자 기저질환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기저질환이 밝혀지지 않은 3명을 제외한 111명 중 고혈압 환자는 55명(중복 집계)으로 사망자의 절반에 해당했다. 이어 당뇨병 환자가 41명이었고(37%), 치매 환자도 34명(27.4%)으로 4명 중 1명꼴이었다. 고령 사망자가 많으면서 치매 환자 비율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대장암, 간암, 식도암 등 암 환자는 16명이었다.

확진 판정 후 사망까지 평균 8일

사후 코로나19확진 판정을 받은 12명을 제외하면 코로나19 확진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평균 8일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 당일 사망한 경우도 3명이나 있었다.

지난 23일 사망한 60세 여성은 확진 판정 후 31일 동안 병원에 입원했다가 끝내 숨졌다. 120번째 사망자인 이 여성은 대구 거주자로 지난달 21일 확진 판정을 받고 5일 후 경북 안동의료원에서 전북 원광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의료시스템이 잘 갖춰지면서 코로나19 발생 초반과 비교할 때 확진 환자가 사망에 이르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은철 연세대 의대 교수는 “중국의 경우 코로나19 사망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평균 5일 만에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초반에는 중증 상태에서 입원해 일찍 사망했지만 우리 의료 체계가 갈수록 체계적으로 갖춰지며 환자들의 사망을 늦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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