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중단 첫날 드라이브 인 예배···차 안서 손 내밀며 찬송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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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정부가 종교시설 운영 중단을 권고한 첫날, 경기도 파주에서는 교회 대신 자동차를 타고 모여 예배를 치르는 ‘드라이브 인(drive-in)' 예배가 열렸다.

파주 자동차극장에서 '드라이브 인' 예배를 보고 있는 장면. [사진 독자]

파주 자동차극장에서 '드라이브 인' 예배를 보고 있는 장면. [사진 독자]

휴일인 22일 오후 1시 경기도 파주 자유로자동차극장에는 찬송가가 울려 퍼졌다. 차량에 탑승한 신도들은 살짝 내린 유리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함께 찬송가를 불렀다. 서울 광진구 소재 한 교회는 코로나19 감염 걱정없이 신도들이 모일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한 끝에 자동차극장의 문을 두드렸다고 한다. 이날 65대의 차량에 가족 단위로 모인 240여명의 신도는 영사실 난간에 설치된 임시 강단 쪽으로 차량을 세우고 라디오 주파수를 맞춰 목사의 목소리를 들었다.

자동차로 이동해도 1시간 이상 걸리는 이 자동차극장에서 예배를 본 것에 대해 이 교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소규모 예배를 진행했는데 이왕이면 더 많이 모여도 안전하게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자동차를 타고 모여 예배를 드리니 어린이와 임신부, 65세 이상 고위험군 성도들도 참여할 수 있어서 평소보다 많이 모일 수 있었다”며 “성도들 만족도가 높아 다음 주에도 차를 타고 모여 예배를 드릴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날은 서울시가 현장 예배를 진행한 서울시내 교회를 방문 점검한 날이었지만 이 교회는 점검을 받지 않고도 이 방식으로 주말 예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자동차극장 측도 향후에도 예배를 원하는 교회들에 장소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교회들 정부 '7개 수칙' 점검받아

전날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종교시설·실내체육시설·유흥시설 운영을 15일간 중단해 달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서울시 조사 결과 2200여곳의 교회가 "현장예배를 강행하겠다"고 응답했다. 서울 시내 교회 중 약 30%에 이르는 숫자다.

점검에 나선 공무원들은 예배 시 7가지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지키고 있는지 확인했다. 예방수칙은 ▶입장 전 발열 확인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비치 ▶예배 시 2m 거리 유지 ▶교회 소독 ▶식사제공 자제 ▶참석자 명단 작성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늘 점검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교회 현장 예배를 방문점검할 지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룡·편광현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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