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한국인에겐 부작용 심하다

중앙일보

입력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의 임상시험 결과를 평가해온 식품의약품안전청 자문기관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9일 ´외국에 비해 한국인의 부작용 비율이 높게 나타나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중앙약심 위원들은 이날 ´비아그라에 대한 국내 임상시험 결과 안면홍조 31.8%, 두통 22.7%, 색조이상.시력저하 등 시각장애 10.6%, 소화장애 1.5%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며 ´이는 미국, 영국 등의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부작용 비율보다 1.5∼3배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위원들은 또 ´국내 임상시험 결과 비아그라는 안전성과 유효성 면에서 비교적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일부 부작용 사례에서 외국보다 높은 수치가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등 6개 종합병원이 지난해말부터 12주동안 발기부전증 환자 133명을 대상으로 비아그라를 투여한 임상시험 결과에서 시험대상자의 81.2%가 발기능력이 향상됐으며 62%는 성교에 성공, 우수한 효능을 나타냈다.

이와함께 ´가짜 비아그라(위약)´를 투여한 67명 가운데 발기능력이 향상된 사람이 27.6%, 성교에 성공한 사람이 25.9%였으며 안면홍조 4.5%, 두통 9%, 소화장애 3% 등 부작용도 나타났다.

한편 이같은 중앙약심의 지적과 함께 `비아그라 시판을 연기해달라´는 대한의사협회의 건의에 따라 비아그라 시판은 당초 예정된 7월말보다 1개월 정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식약청 박전희(朴佺羲) 의약품안전과장은 ´중앙약심은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기술적인 자문역할을 할 뿐이지 시판허가를 결정하는 곳이 아니다´며 ´시판허가는 유효성과 안전성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식약청은 그동안 사회문제로 부각된 비아그라의 시판에 대한 발기부전 환자, 의사, 약사, 시민단체, 한국화이자 등의 입장을 저울질하며 시판허가 결정을 계속 미뤄왔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중앙약심의 자문결과를 토대로 비아그라를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해 제한적으로 약국 판매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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