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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글중심

건물주 나쁜 사람 만드는 '착한 임대인 운동'

중앙일보

입력

1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거리에 '착한 임대인 운동' 지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자발적으로 임차인의 임대료 인하 시 인하분의 50%를 소득세·법인세에서 감면하겠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뉴스1]

1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거리에 '착한 임대인 운동' 지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자발적으로 임차인의 임대료 인하 시 인하분의 50%를 소득세·법인세에서 감면하겠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뉴스1]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의 임대료를 깎아주는 이른바 ‘착한 임대인 운동’이 확산하면서 예상치 못한 마찰음이 나옵니다. 임대료를 깎는 일을 바라보는 미묘한 시각 차이 때문입니다. 건물주의 ‘호의’와 임차인의 ‘권리’ 사이에서 갈등이 벌어집니다.

지난달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한 ‘착한 임대인 운동’은 공공기관 등 곳곳으로 확산했는데요. 고통을 분담하려는 미담이 나오는 반면, 혜택을 받지 못한 일부는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네요.

서울 인사동 전통문화의 거리에는 ‘건물주님 감사합니다!’라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렸습니다. 자발적으로 임대료 인하에 동참한 이들을 향해 “건물주님들 멋지다”라는 반응이 많습니다.

정반대의 반응은 이런 식입니다. “이거 밖에 안 해주냐” “개인의 자유이긴 하지만 지금 시국에 제대로 임대료 받으려는 건물주는 얄밉다. 일부가 아니라 대세인 것 같은데” “뉴스를 보니 절반은 국가에서 준다던데, 최소한 50프로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등등….

임대인들은 이에 “호의를 권리로 안다”고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임대인 중에 여유가 없는 이들은 ‘착한 임대인 운동에 착한 은행으로 응답해 주십시오’라는 청원도 하네요. 임대인들도 대출금 원금과 이자, 세금 등의 부담이 적지 않다는 거죠.

“거대한 건물주들이야 상관 없고 돈도 넘치지만. 작고 영세한 건물 가진 사람들은 세금 내면 여유 자금도 없고 임대료 안 받으면 생활하기도 곤란” “경제 폭망 시킨 대가를 왜 건물주가 치르냐” “건물주 나쁜 사람 만드네” “잘 될 때는 더 내셨는지 묻고 싶습니다”라며 울분을 토합니다.

또한, “임대료는 결국 건물주 개인 돈인데 그걸 정부가 지원해 주는 것도 아니면서 깎으라 하는 건 문제가 있다”라며 “정부가 할 일을 임대인에게 '착한'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떠넘긴다”며 ‘편가르기’라는 주장도 합니다.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임대인 2298명이 착한 임대인 운동에 참여했다고 집계됐습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좋은 취지가 상생으로 이어지려면 소득세나 법인세 등을 낮춰주는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며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e글중심이 네티즌의 댓글을 모았습니다.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 어제의 e글중심 ▷위기의 도쿄올림픽…"이대로 강행하면 일본 전국체전 되는 거죠"

#네이버

"한옥마을이라는 특수한 상업공동체가 있었기에 가능 그걸 문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이용한 게 문제. 시장경제에 자연스레 자리잡은 임대료를 '착한'이라는 어울리지않은 가치관을 넣음으로 마치 임대료 인하에 암묵적 강제성을 넣게 된 거다. 임차인은 임대인을 나쁘다고 압박하는 웃지못할 상황..."

ID 'ilik****'

#네이버

"왜 ‘착한 임대인 운동’으로 임대로 안 깎아 주면 악덕 임대인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ID 'mj17****'

#네이트판

"건물주가 월세 30만원 삭감해준다고 했는데 이 시국에 고작 30깎아주는게 말 되냐고 상인들 들고일어나서 건물주가 화냈다며, 갑질 장난 아니라고 핏대 세우고 씹더라.. 삭감 금액이 맘에 안 든다고 단체로 들고 일어난거에서 1차놀라고, 그걸 갑질이라고 표현한거에서 2차놀람. 착한 건물주 님들이 존경스럽지만 그 기사들 덕에 호의가 권리가 됨."

ID 'ㅇㅇ' 

#네이버

"모든 건 과할 때 생기는 듯 합니다. 건물주가 좀 할인해주면 고맙고 못해주면 아쉬운 거. 이런 망할 대놓고 몇 프로 해달라, 소문 내겠다 등등 이런 건 미친 짓. 다 같이 어려울 땐 힘을 모으고 아픔을 나누는건지 일부 몰지각한 사람은 당연한거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ID 'choi****'

#클리앙

"주인이 꼭 더 부자라는 보장도 갑일 수도 없어요. 대립 관계도 아니구요. 임대 안 나가는 곳은 주인이 알아서 임대료 깎아주고 하는데 이게 나가버리면 임대는 안 들어오고 건물은 안 팔리지 소유만 해도 돈이 나가니까요. 건물주가 신이긴 하지만 사실 가계 한 개정도 임대하시는 분들도 있고 다 달라요."

ID '털실굴리기'

#에펨코리아

"-〉 은행(세금 깎아줘) -〉 정부(노노)... 정부 자기들 손해 안 보고 국민들끼리 쌈 붙이는게 착한 임대인 운동...."

ID '닉넴엄따'


김서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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