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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94 써 있어 해외직구했더니 ‘메이드 인 차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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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KF94로 광고하는 마스크 제품. 마스크 본품엔 중국 기준인 KN 95가 적혀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캡처]

알리익스프레스에서 KF94로 광고하는 마스크 제품. 마스크 본품엔 중국 기준인 KN 95가 적혀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캡처]

# 40대 회사원 A씨는 지난 6일 해외 직구로 마스크를 주문했다. 아마존 재팬에선 중국산 마스크 50장을 배송비(1000엔) 포함 5000엔(5만7000원)에 살 수 있었다. 1장당 1140원 정도다. 배송은 빠르면 24일, 늦으면 다음달 2일에 된다는 안내를 받았다. 라쿠텐에서 먼저 산 일제 마스크 50장은 9900엔(11만3000원)으로 그 두 배에 가깝다. 제품이 없어 예약을 걸어두었다. A씨는 “마스크가 내 손에 들어와 냄새까지 맡아보기 전까지는 괜찮은 제품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직구 사이트 마스크 90%가 중국산 #한국산 속임수 많아 잘 살펴봐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정부가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개인의 마스크 해외 직구(직접구매)를 허용했다.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관세청은 당초 의약외품으로 수입이 까다로웠던 마스크의 해외직구를 풀어준 것이다. 지난 4일 관세청이 각 세관과 해외 직구 업체에 전달한 ‘마스크 등 특송물품 수입통관 업무처리 지침’에 따르면 우편·특송(직구) 형태로 수입되는 150달러(미국은 200달러) 이하의 마스크·손소독제·체온계는 목록통관 품목으로 지정됐다. 목록통관 품목은 별도의 수입 신고나 요건 없이 국내 반입이 허용되는 수입 품목이다. 관세와 부가세는 면제고, 통관 시간도 대폭 줄어든다.

이에 따라 마스크를 해외에서 구해보려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을 각오해야 한다. 품질이 ‘깜깜이’라는 것도 문제다. 아마존과 이베이에선 정확한 정보를 표기한 마스크를 찾기 힘들다.

해외직구 사이트에서 판매되는 마스크의 열에 아홉은 중국산이다. 판매자 중에는 ‘한국에서 배송한다’는 제품이 간간이 있지만, 한국 제품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에 ‘한국산 마스크가 많다’는 소문이 돌지만 과장된 것이다. 한국어로 ‘마스크’를 검색 키워드로 넣거나 ‘KF94’ 등을 넣어 한국 제품처럼 보이게 해 둔 제품은 많다. 하지만 세부 내역을 자세히 뜯어보면 거의 중국 제품이다. KF 표시를 했지만, 실험 인증서는 중국이 발행한 제품이 대부분이다.

직구는 환불이나 교환이 어려워 구매 전 후기와 제품 설명을 제대로 봐야 한다. 또 반드시 배송비를 계산해 봐야 한다. 싼 마스크를 발견해도 사업자 위치에 따라 배송비는 천차만별이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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