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만원에 진짜로 동남아 여행간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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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삯도 안 되는 19만 8천원에 4박 6일간의 동남아 여행을 상상해 봤나.

SBS '뉴스추적'(8월2일 방송)팀이 직접 여행상품을 경험하면서 저가 패키지 상품의 허와 실을 밝히고, 과연 여행사와 쇼핑업체간에는 얼마의 커미션이 오가는지 그 실태를 낱낱이 고발한다.

취재진이 직접 이 여행상품을 구입해 밀착취재 한 결과 19만 8천원이라던 여행경비는 거짓. 계속 요구되는 추가비용과 수시로 바뀌는 일정, 반 강제적인 옵션투어와 강매에 가까운 쇼핑센터 순례. 그 속에 저가여행의 비밀이 있었다.

이 가격 외에 별도로 공항세와 유류 할증료 등으로 10만원을 내야했고 현지에서는 또 가이드 팁과 옵션투어 등 3백 달러 가까운 돈을 더 지불해야 했다.

결국 여행객들은 19만8천원이 아니라 60만원 가까운 돈을 써야했다.

현지에서 만난 가이드는 "여행객들 하나하나가 돈으로만 보인다"고 털어 놨다.

심지어 '헤드 머니(head money)'라고 해서 국내 여행사로부터 여행객을 받을 때 한 사람당 3만 원 정도를 지불하기 때문에 현지 여행사는 여행객들의 지갑을 조금이라도 더 열기 위해 각종 옵션투어와 쇼핑관광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패키지 투어에서 빠지지 않고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는 바로 가이드들이 안내하는 상점을 도는 쇼핑 투어.

문제는 이들 상점은 현지의 다른 일반 가게보다 2,3배 비싸게 파는 경우가 허다했고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비싼 경우도 상당수였다는 점이다.

쇼핑센터와 여행사가 커미션을 주고받는 것은 여행업계의 오래된 관행, 그렇다면 과연 물건값의 얼마가 여행사와 가이드의 커미션으로 들어갈까?

국내 유명 여행사인 H투어의 경우 지난 2004년 2월부터 2005년 6월까지 약 16개월 동안 커미션 계약을 맺은 쇼핑센터에 총 2만 206명을 데려가 3억 5천 여 만원의 커미션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여행 자유화 17년, 작년을 기점으로 천만 관광시대를 맞고 있지만 원가에도 미치지 않는 낮은 가격으로 일단 여행객을 모집한 뒤, 비싼 옵션투어에 바가지 쇼핑으로 수지타산을 맞추는 여행업체의 구태는 변하지 않고 있다. [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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