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 제주 해군기지" 무단침입…철조망 뚫린 군, 90분간 몰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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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함식이 열린 지난 2018년 10월 11일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해군기지 반대측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뉴스1]

국제관함식이 열린 지난 2018년 10월 11일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해군기지 반대측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뉴스1]

제주해군기지 반대 활동가들이 군의 경계 철조망을 뚫고 부대에 무단 침입해 반대시위를 벌였다. 평상시 군과 면식이 있었던 해군기지 반대 시위자들이었다. 해군은 1시간 30분 후 철조망이 뚫린 사실을 감지하고 이들을 붙잡아 퇴거 조치했다.

해군, 1시간 여 후 침입 감지 5분대기조 출동 #활동가 4명 군시설 손괴-무단침입 혐의 고소

 9일 해군제주기지전대 등에 따르면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 반대 활동을 벌이고 있는 활동가 A씨 등 4명은 지난 7일 오후 2시 10분부터 25분 사이 제주해군기지 부대 철조망을 절단했다. 이 중 2명은 이 시각 직접 부대 내부로 침입해 해군기지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시위에 ‘군사기지 없는 평화의 섬’이라고 적힌 플래카드 등을 동원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와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6일 구럼비 발파 8년을 맞아 ‘구럼비야 봄 잠 잘 잔?’ 기억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취소한 바 있다.

제주해군기지측은 A씨 등이 부대로 침입한 지 약 1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3시 40분께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5분 대기조를 현장에 출동시켜 이들을 붙잡았다. 해군은 경찰 등 관련 기관 입회하에 대공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이들을 퇴거 조치했다.

강정마을과 제주해군기지. 연합뉴스

강정마을과 제주해군기지. 연합뉴스

해군은 부대 경계 철조망을 훼손한 부분에 대해 A씨 등 4명에 대해 군용시설 손괴 혐의로, 부대 내부로 침입한 2명에 대해서는 군용물 등 범죄에 관한 특별조치법상 군용시설 침입 혐의로 각각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합동참모본부와 해군작전사령부는 8일부터 11일까지 제주해군기지전대를 상대로 전투준비지원태세 등을 합동 점검하고 있으며, 이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해군 관계자는 “그동안 민군상생과 화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으나 일부 인원에 의해 이번과 같은 불법 행위가 발생한 데 매우 유감스럽다”며 “앞으로 이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라며 부대 경계 시스템 전반에 대해서도 정밀 진단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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