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나토-바기구 해체 건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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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셰바르드나제외무 밝혀>
【모스크바 AP=연합】 소련은 오는 2000년까지 소련의 외국 기지들을 모두 철폐하고 군대를 전면 철수할 용의가 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와 바르샤바 조약기구 두 군사동맹을 해체시키는 협상을 벌일 용의가 있다고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이 발표했다.
셰바르드나제장관은 23일 최고회의(의회)에서 행한 주요 외교정책연설을 통해 소련은 『오는 2000년까지는 모든 외국기지들을 철폐하고 모든 해외주둔군을 철수시킬 것을 제의한다』고 말했다.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에 전문이 게재된 이 외교정책연설에서 셰바르드나제장관은 NATO와 바르샤바조약기구에 관해 언급하면서 『소련은 호혜원칙에 입각해서 유럽에 있는 정치-군사그룹들을 해체할 용의가 있다』 고 선언했다.
그의 이번 제의는 동유럽으로부터 소련군의 전면철수에 관한 협상용의를 의미하는 것으로, 앞서 소련이 NATO와 바르샤바조약기구의 해체, 아시아로부
터 군대철수를 주장한데 이어 나온 것으로 주목되고있다.
그는 『소련군은 현재 외국에서 전혀 전투에 개입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렬것』 이라고 강조하고, 『동유럽주둔 소련군등 해외주둔 소련군이 대폭 감축되고 있다』 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동유럽 국가들이 공산당 1당통치에서 이탈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소련은 엄격한 불간섭원칙과 선택의 절대 자유원칙을 준수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동구진영의 어느 나라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않은채 소련은 앞으로 바르샤바조약기구 동맹국들과「주권 평등」「간섭 불용」「각국의 선택의 절대적자유권리 인정」 등에 바탕을둔 관계를 갖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셰바르드나제외무장관의 NATO와 바르샤바조약기구 해체용의 제의에 대해 NATO 회원국 소속국방장관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 장관들은 24일부터 포르투갈의 남부 휴양지인 긴타 도 라고에서 열리고있는 전략회의에서 『셰바르드나제의 그같은 제의는 모호하고 추상적인 것』 이라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체니 미국방장관은 『고르바초프의 개방정책에도 불구, 소련이 전략 및 우주무기에 투자하는 비용은 줄지 않았다』 며 소련의 태도변화에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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