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원화값 1209원으로 급락…금값 사상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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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날보다 1.49% 하락한 2162.84를 나타내고 있다.이날 원화 가치는 전날 대비 10.50원 내린 1209.2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뉴스1]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날보다 1.49% 하락한 2162.84를 나타내고 있다.이날 원화 가치는 전날 대비 10.50원 내린 1209.2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이 또다시 출렁거렸다. 특히 외환시장의 충격이 컸다.

원화값 이틀간 20원가량 뚝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전날보다 달러당 10.5원 하락(환율은 상승)한 1209.2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심리적 저지선'인 1200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해 10월 2일(1206원) 이후 처음이고, 지난해 9월 3일(1215.6원) 이후 5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이날 원화값은 전날보다 7.0원 내린 1205.7원으로 출발한 뒤 오후에 낙폭을 키워 1210선을 목전에 뒀다. 이틀 동안 19.9원이나 떨어진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기업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겼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오전 9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환자가 52명 추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중 41명은 대구·경북에서 나왔다. 국내 확진자는 총 156명으로 늘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당분간 코로나19 관련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기가 비교적 안정적인 것도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요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원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1200원 선이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 수급이 단기적으로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국내 주식을 파는 추세적 움직임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이틀째 사들이고(순매수) 있다. 전승지 연구원은 "(원화값 하락) 우려가 심화될수록 당국의 정책 기대감은 커질 것"이라며 "당국이 불안 심리를 억제하기 위해 1200원 선에서 관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스피 1.5%, 코스닥 2% 하락

주식시장도 크게 출렁였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2.66포인트(1.49%) 하락한 2162.84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85포인트(1.36%) 내린 2165.65에서 출발해 약세를 이어갔다. 기관투자가가 5300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870억원, 215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삼성전자가 1.33% 하락한 것을 비롯해 SK하이닉스(-0.96%), 삼성바이오로직스(-2.41%), 네이버(-0.26%), LG화학(-2.86%)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줄줄이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01% 하락한 667.99로 마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이 오르고 있다.[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이 오르고 있다.[연합뉴스]

주식과 외환시장이 빠지면서 돈은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금시장에서 금 1g 가격은 전날보다 2.21%(1360원) 오른 6만2860원에 마감했다. 이틀 연속 역대 최고가다. 국제 금 가격도 뛰었다. 지난 20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날 대비 8.7달러 오른 온스당 1620.50달러로,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값은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완화적 통화정책 등으로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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