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동독서기장 크렌츠는 누구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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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임 동독공산당 서기장으로 선출된 에곤 크렌츠(52)는 오래 전부터 호네커 전서기장(77)의 후계자로 지목되던 인물.
크렌츠는 지난 83년 국내치안을 담당하는 당 서열 2위인 당 정치국원 겸 국가안보담당서기로 취임하면서 호네커의「황태자」로 간주돼왔다. 호네커와 마찬가지로 공산당청년동맹위원장 출신에 경찰과 공안조직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등 경력 상으로나 성향으로도 호네커와 같이 보수 강경 쪽이어서「포네커 왕조」의 계승자로 선출된 것이다.
당 정치국원 가운데 최연소 자이며 국무원 부총리중의 한사람인 크렌츠가 대권을 이어받은 것은 강경 보수노선을 철저히 추종, 공산당 내 보수원로 세력의 체제수호의지를 계승할 수 있는 인물로 기대를 모아왔기 때문이다.
크렌츠는 그 동안 호네커의 와병 때나 외국여행 시에 전반적인 업무를 대행할 만큼 호네커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아온 충직한 부하. 그 동안 동독공산당지도부에서는 호네커 서기장 후임자는 60대 초반 이하의 정치국원 가운데서 기용한다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크렌츠의 등장은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다. 크렌츠의 약점은 동독의 당면과제인 경제문제에 대한 경험부족과 당내 소장개혁파들의 지지기반이 약하고 당뇨법과 지나친 음주로 건강상문제가 있다는 것.
그러나 젊고 박력이 있으며 소련여인과 결혼, 그 동안 소련과의 우호관계유지임무를 전담해와 두터운 지지를 받고있는 강점이 있다.
크렌츠는 37년 지금은 폴란드에 편입된 해안지방 콜베르히에서 양복재단사 아들로 출생. 16세의 고교생으로 53년 공산당청년단체에 가입한 후 군에 입대, 59년에 중위로 제대했다. 64∼67년까지 모스크바 공산당정치학교에 유학한 그는 74년 청년동맹의 중앙평의회의장으로 선출됐다.
당 요직으로는 71년 중앙위원 후보를 시작으로 73년 중앙위원, 76년에는 정치국원 후보가 됐고 83년에는 공산당최고기구인 정치국원으로 고속 승진해 호네커의 후광 속에 출세가도를 달려왔다.
부인과 2명의 자녀를 둔 크렌츠는 동베를린에서 15km떨어진 반틀리츠호반 당 간부용 공관지역의 공관에 살고있다. <조이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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