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진짜 자수성가형인가? 잘나가는 중국 부호들의 아빠 찬스

중앙일보

입력

마윈, 왕젠린, 마화텅 (왼쪽부터) [출처 소후닷컴]

마윈, 왕젠린, 마화텅 (왼쪽부터) [출처 소후닷컴]

중국의 거물급 CEO들을 거론할 때마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들의 창업과정, 업적 등이다. 중국인들은 그들의 성공적인 인생 성공 스토리에 매우 높은 동경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부인할 수 없는 점은 그들의 성공은 전적으로 그들 자신들만의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알리바바 전 회장 마윈(馬雲)부터 말해보자. 이 시대 사람들은 그의 이름만 들어도 그가 어떻게 창업을 했고, 성공을 했는 지 안다. 그의 창업 역사 여러 매체를 통해 수도 없이 전해져왔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그가 원대한 안목을 지닌 사람이라고 말한다. 전자상거래 같은 미래의 비전을 미리 보고 고군분투로 달려와 성공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마윈의 창업 과정은 정말 감탄스러울 수 밖에 없다. 수능시험만 몇년을 응시했으며, 대학 졸업 후에는 삼륜자전거를 끌기도 했고, 파트타임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나마 선생님이 된 것이 인생의 절정이라고 생각한 것은 착각이었을까? 우연히 인터넷을 접하게 된 후 그의 가슴엔 다른 생각이 피어올랐다. 안정적인 직업인 선생님을 관두고, 컴퓨터에는 무지했던 그가 인터넷을 자신의 사업모델로 구상하기 시작했다. 1999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거듭난 알리바바닷컴이 문을 열었다. 차근차근 자신만의 비즈니스 제국을 만들어 나갔다.

텅쉰 회장 마화텅(馬化騰)은 선전 대학 컴퓨터학과 졸업생으로 1995년 창업의 길에 나섰다.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2017년 361억 달러의 몸값으로 중국 부자 1위에 올랐다. 2018년 포브스 중국 부자 순위 2위에 오른 것도 대단한 성과로 손꼽고 있다.

완다(萬達) 그룹 회장 왕젠린(王健林), 알다시피 그의 완다 플라자 쇼핑몰은 중국 전역에 퍼져있다. 중국의 크고 작은 도시에서 하루 매출만 얼마인지 모른다. 아시아 최고 부자로 몇년을 연임했을 뿐 아니라, 그의 이름은 포브스 부자 순위에 단골로 거론되는 인물 중 하나다.

과연 세사람은 모두 자수성가형 사업가일까?

"여러번 실패에도 아버지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주셨죠" --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

마윈의 집안환경은 꽤 좋은 편이었다. 그의 부친인 마라이파(馬來法)는 유명한 곡예가로 저장(浙江)곡예예술가협회 회장직을 몇 차례나 연임했다. 마윈이 수능 시험 세번이나 치를 수 있던 것도, 집안 환경이 녹록치 않았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마윈이 창업에 들어서면서 몇 번씩 실패를 경험했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창업이라는게 한번 실패하면 여파가 크고, 자본이 버텨주지 않으면 힘들기 마련이다. 포기하지 않고 사업을 끝까지 시도했다는 것은 집안의 경제적인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마윈과 그의 부친 마라이파 [출처 소후닷컴]

마윈과 그의 부친 마라이파 [출처 소후닷컴]

"우리집은 그저 평범한 집안이에요"--마화텅 텅쉰 회장

마화텅은 한 방송에서 "자신의 집은 보통의 집안과 다름없었다" 라고 말했다. 너무 겸손한게 아닐까? 80년대 말 PC를 가정에서 소유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시절, 마화텅은 PC를 소유할 만큼 부유한 가정이었다. 마화텅의 부친은 마천슈(馬陳術). 그는 중국 교통부 회계 담당자로 추후 부국장 직위까지 오른 인물이다. 또한 그는 선전시 해운기업에서 임원을, 항구 산업 관련 기업인 선전 옌텐강(鹽田港) 그룹에서 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의 부친은 홍콩 재벌 리자청(李嘉誠,리카싱)과도 인연이 있다. 그와 리자청은 조산인(潮汕人)출신으로 동향(同鄕)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옌텐강 그룹은 리자청이 눈여겨 보고 있던 사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천슈와 리자청이 업무상 많은 교류가 이뤄졌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마화텅과 그의 부친 마천슈 [출처 소후닷컴]

마화텅과 그의 부친 마천슈 [출처 소후닷컴]

마화텅 본인 자체로도 능력있고 출중했으나, 그의 아버지의 경제력과 인맥 자원은 이후 마화텅의 사업 건설과 발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마화텅의 부친은 그의 사업 초기 직접 기업 경영을 가르쳤다. 부친의 지원하에 창업에 필요한 인맥과, 자금 등의 사항들은 모두 문제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심지어 텅쉰(騰訊,텐센트)이라는 기업명도 그의 부친이 직접 지어준 이름이다.

"아버지가 군인, 공무원 출신이셨죠"--왕젠린 완다 회장 

왕젠린은 혁명원로 집안의 자식인 홍얼다이(紅二代)다. 그의 부친 왕이취안(王義全)은 홍군(紅軍) 출신으로 중국 해방군 업적에 큰 공을 세운 신분이다. 그의 부친은 제대 후 정부 요직으로, 쓰촨성의 모 대학 총장까지 지낸 배경이 있다. 왕젠린이 군대에 입대하게 된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인맥' 이 중요한 중국 사회에서 아버지의 사회적인 신분이 상당한 영향을 발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왕젠린과 그의 부친 왕이취안 [출처 소후닷컴]

왕젠린과 그의 부친 왕이취안 [출처 소후닷컴]

현재의 중국 대표 기업이 되기까지 뛰어난 배경을 가진 부친과 가정환경이 든든한 지원군이 된 셈이다. 하지만 가족의 뒷배경만 믿고 자신만의 의지와 노력이 없었다면 가능했던 일일까?  그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헌신적인 노력은 절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차이나랩 이은령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