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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제국' 미국은 어디로] 켄트 위버 조지타운대학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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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조지 타운대의 켄트 위버(공공정책)교수는 "싱크탱크는 미 정치 현장에 신선한 아이디어와 다른 목소리를 제공한다는 개방성이 큰 장점"이라면서 "그러나 싱크탱크 스스로가 너무 정치적인 성향을 띨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는 싱크탱크가 얼마나 되나.

"아무도 정확한 숫자를 모른다. 신고만 하면 설립이 가능하기 때문에 심지어 2~3명이 모여 컴퓨터 한 대 놓고 '세계 평화'같은 거창한 제목의 싱크탱크를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1천2백여개 정도로 추산되며 이 중 대학에 있는 기관을 빼면 약 6백개다. 공공정책에 영향을 미친다는, 좀 더 엄밀한 기준을 적용하면 3백개로 축소되고, 이 중 1백여개가 워싱턴에 있다."

-싱크탱크들이 워싱턴에 몰리는 이유는 뭔가.

"국가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면 워싱턴에 있는 게 유리하다. 주요 언론들이 워싱턴 주변에 포진해 있고, 의회 증언 등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펼 수도 있다."

-싱크탱크의 기원은.

"자유로운 사고방식과 토론이 정부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판단에 근거해 20세기 초에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랜드(RAND)연구소처럼 정부의 용역을 받아 연구하는 기관들이 생겨났다. 1970년대 이후에는 보수주의를 표방한 헤리티지 재단의 성공에 자극받아 환경.노동 등 각종 분야에서 싱크탱크들이 양산됐다."

-싱크탱크는 '회전문'의 기능을 통해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가.

"그렇다. 싱크탱크에는 다양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섞여 있기 때문에 완전히 통일된 목소리를 내는 건 쉽지 않다. 따라서 싱크탱크의 영향력은 얼마나 많은 인력을 행정부에 포진시켰는지에 따라 평가될 수 있다."

-싱크탱크를 '아이디어 브로커'로 보는 부정적 시각도 있는데.

"목소리가 너무 다양해 누가 무슨 주장을 했는지조차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또 자칫하면 싱크탱크라기보다 이익단체처럼 행동할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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