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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잡지 커버 장식한 봉준호 "오스카 성적 부담되는 게 사실"

중앙일보

입력

봉준호 감독이 미국 연예 전문지 베니티 페어가 27일(현지시간) 공개한 오스카 특별호의 표지를 장식했다. [베니티 페어]

봉준호 감독이 미국 연예 전문지 베니티 페어가 27일(현지시간) 공개한 오스카 특별호의 표지를 장식했다. [베니티 페어]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 6개 부문의 후보로 지명된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수상 압박감에 대해 털어놓았다. 27일(현지시간) 발간된 미국 연예 전문지 베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다.

‘기생충’은 내달 9일 열리는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감독·각본·편집·미술·국제영화상 후보로 최종 선정됐다.

오스카 특별판으로 나온 베니티 페어 이번 호는 봉 감독을 표지모델로 내세우면서 그의 화보와 장문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봉 감독은 인터뷰에서 "오스카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당연히 느낀다"며 "시상식이 끝나면 한 달 혹은 1년 정도 쉬며 남극과 같이 추운 곳에 가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놓았다.

자신이 평소 느끼는 불안과 강박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나는 실은 하루 24시간 내내 불안하다"며 "정신과 의사에게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한 불안과 강박적 성향이 있다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영화 제작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자신이 ‘봉테일’(봉준호+디테일)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꼼꼼하게 작업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특히 스토리보드를 일일이 그리는 치밀함으로 유명한데, 이에 대해 "그렇게 하지 않고 현장에 가면 마치 붐비는 기차역에 속옷만 입고 서 있는 기분이 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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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미국 연예 전문지 배니티 페어가 27일(현지시간) 공개한 오스카 특별호의 표지를 장식했다. [베니티 페어]

봉준호 감독이 미국 연예 전문지 배니티 페어가 27일(현지시간) 공개한 오스카 특별호의 표지를 장식했다. [베니티 페어]

베니티 페어는 봉 감독의 유쾌한 면모를 조명하기도 했다. 화보 촬영을 위해 입은 옷이 "너무 작게 만들어졌다"며 너스레를 떨거나, 인터뷰 도중 반려견 '쭈니' 사진을 보여주며 "사람 같이 생겼다"고 하는 봉 감독의 이야기를 자세히 풀어냈다.

그는 두 편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면서 차기작에 대해서도 밝혔다. 하나는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공포영화이며, 다른 하나는 2016년 영국에서 벌어진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어 영화라고 공개했다.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로는 영화 '유전'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토니 콜렛과 할리우드에서 떠오르는 신예 배우 루카스 헤지스를 꼽았다.

봉준호 감독이 미국 연예 전문지 배니티 페어가 27일(현지시간) 공개한 오스카 특별호의 표지를 장식했다. [베니티 페어]

봉준호 감독이 미국 연예 전문지 배니티 페어가 27일(현지시간) 공개한 오스카 특별호의 표지를 장식했다. [베니티 페어]

한편 베니티 페어에 따르면 봉 감독의 '기생충'은 현재까지 미국에서 2500만 달러(약 295억원), 전 세계적으로는 1억 3200만 달러(약 1556억원)가 넘는 수익을 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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