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전화 불나게 한 예술인 지원사업…늦깍이 작가도 "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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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연 사진작가가 지난해 7월 울산에서 열린 제4회 신동연 사진전 ‘소멸을 위한 생성’에서 자신의 작품 앞에 서 있다. [사진 신동연 작가]

신동연 사진작가가 지난해 7월 울산에서 열린 제4회 신동연 사진전 ‘소멸을 위한 생성’에서 자신의 작품 앞에 서 있다. [사진 신동연 작가]

울산 중구에 사는 신동연(64)씨는 6년 차 늦깎이 사진작가다. 그는 가정주부로 오랜 시간을 지내다 우울증이 오자 카메라를 들고 무작정 밖으로 나갔다고 한다. 신씨는 앞서 3차례의 사진전을 열었지만 큰 소득이 없자 그만둘 결심을 했다. 그러다 울산시의 '문화예술인 창작 장려금 지원 사업'을 알게 됐다. 울산 지역 예술인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활동을 중단하지 않고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울산에서 2018년 지자체 첫 시작한 #'문화예술인 창작 장려금 지원사업' #시에 지원 문의 쏟아질 정도로 인기 #예술인들 "앞으로도 쭉 이어졌으면"

신씨는 사업에 선정돼 2019년 제4회 신동연 사진전 '소멸을 위한 생성'을 열었다. 한 해 동안 작업한 작품 18점을 전시했는데 처음으로 3점이 팔렸다. 신씨는 "사진은 그림과 달리 잘 팔리지 않아 전시회를 열면 투자만 하고 수익이 나지 않을 때가 많아 한계를 느껴왔다"며 "이번 전시회에 3점이 팔리면서 울산시에서 발판을 마련해준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인 창작 장려금 지원 사업은 2018년 울산에서 처음 시작해 제주 등으로 퍼지고 있다. 울산시는 이 사업에 선정된 문화예술인에게 2년 동안 300만원을 지원한다. 2018년 첫해에는 161명이, 지난해에는 50명이 지원받았다. 올해는 50명을 우선 뽑고, 추가경정예산이 확보되면 시에서 50명을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인기가 많은 덕에 요즘 울산시청 문화예술과의 전화도 불티나고 있다. 송미진 울산시 문화예술과 주무관 "지원 방법은 어떻게 되느냐는 등의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며 "만족도가 높아 입소문이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지원받은 사람들은 설문조사에서 '이 제도가 오래가길 바란다', '더 많은 예술인을 지원해 돈 없어 예술을 포기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이 사업의 지원 대상은 ▶울산시 관내 예술인 ▶예술 활동 증명 소유자 ▶가구 중위소득 85% 이하, 건강보험료 고지금액 중위소득 100%(본인이 가입자) 또는 150%(본인이 피부양자) 이하인 자다.

박용락 울산시 문화예술과장은 “많은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이 사업으로 예술 활동을 이어나가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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