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투본, 청와대 앞 짐 철수 “집회는 계속…매일 옮겨서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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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청와대 앞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농성장 모습. [뉴스1]

지난달 30일 청와대 앞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농성장 모습. [뉴스1]

석 달 넘게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장기 노숙 농성을 이어왔던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가 최근 밤샘 집회를 제한한 법원 결정에 따라 일부 천막을 철거했다.

5일 범투본과 경찰 등에 따르면 범투본 측은 전날부터 농성장에서 노숙 물품을 대부분 철수했다. 3.5t 트럭 3대 분량의 식료품, 생수, 텐트 등 농성장 짐들을 치웠다.

다만 범투본 측은 매일 짐을 옮기더라도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 사이에는 지금까지처럼 사랑채 인근에서 집회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범투본 관계자는 “법원에서 오후 10시까지 집회를 허용한다고 했으니 오후 10시 이후엔 해산하는 것”이라며 “밤샘 기도를 원하는 사람은 광화문 세종로소공원 쪽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중으로 천막 등 남은 짐을 모두 철거하고 방송 장비 등 꼭 필요한 일부 물품만 남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범투본에 이달 4일부터 청와대 앞 집회를 전면금지 통고 결정을 내렸으나, 법원은 범투본 측의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하면서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는 집회를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 나머지 시간대 밤샘 집회에 대해서는 “인근 주민들의 주거 및 사생활의 평온을 뚜렷하게 해칠 우려가 존재한다”며 금지했다.

앞서 인근 주민들은 서울시와 종로구청 등에 집회 반대 민원을 넣었다. 이에 서울시 북부도로사업소와 종로구청은 범투본 측에 사랑채 인근 인도와 차도에 쌓아둔 적재물과 불법 시설물을 자진 철거하라며 수차례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보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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