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SKB-티브로드 합병 인가…유료방송시장 1강 2중으로 재편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TV(IPTV)와 케이블TV 같은 유료방송 시장이 ‘1강(强) 2(中)’ 구도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을 승인했다. SK브로드밴드는 IPTV를, 티브로드는 케이블TV를 각각 서비스 중이다. 지난 15일 IPTV를 운영하는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회사인 CJ헬로를 인수한 데 이어 SK브로드밴드도 티브로드를 합병하면서 두 회사는 유료방송시장 1위 사업자인 KT를 바짝 추격할 수 있게 됐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관이 30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 및 주식취득 인가에 대해 조건을 부과해 인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2019.12.30/뉴스1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관이 30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 및 주식취득 인가에 대해 조건을 부과해 인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2019.12.30/뉴스1

과기정통부는 이날 합병을 승인하면서 ▶결합 상품 동등 제공 ▶초고속 인터넷 커버리지(서비스 범위) 확대 등의 조건을 달았다. 결합 상품 동등제공이란 티브로드를 이용하는 고객이 SK브로드밴드뿐 아니라 KT나 LG유플러스의 인터넷을 사용할 때도 같은 조건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SK브로드밴드는 방송법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 동의를 거치면 큰 이변 없이 티브로드를 합병할 수 있게 된다. 방통위는 9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통해 합병 사전 동의 심사 절차에 들어간다. 1000점 만점을 기준으로 650점 이상을 충족하면 사전 동의를 받을 수 있다. 업계는 내년 4월 1일부터 두 회사가 합병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와 합병을 완료하면 유료방송시장은 ‘규모의 경쟁’이 본격화하게 된다. 유료방송시장은 서비스 형태에 따라 IPTV와 케이블TV, 위성방송으로 분류된다. 현재 유료방송시장의 최강자는 KT이다. 올 상반기 기준 KT는 점유율이 IPTV 시장 21.4%,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의 10%를 합쳐 31.4%를 차지하고 있다. 또 LG유플러스(12.4%)가 CJ헬로(12.3%)를 인수하고, SK브로드밴드(14.7%)와 티브로드(9.3%)가 합병하면,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도 각각 24.7%와 24%로 껑충 뛴다.

관련기사

이에 따라 KT 역시 인수합병을 통해 격차 벌리기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업계에선 KT가 케이블TV 업계 3위인 딜라이브(6.1%)를 인수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대외 여건도 나쁘지 않다. 그동안 인수합병의 걸림돌로 거론됐던 ‘합산규제(시장 합산 점유율 33.33% 제한)’가 사실상 일몰되고 재도입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합산규제가 이미 일몰됐고 유료방송시장의 인수 합병도 허용한 마당에 KT에만 적용되는 합산 규제를 재도입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넷플릭스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유료방송시장을 위협하는 상황이어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합산 규제를 재도입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SK브로드밴드

SK브로드밴드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KT가 딜라이브 인수에 나설 경우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빅 3 케이블TV 회사가 모두 IPTV 회사에 인수되거나 합병됨으로써 IPTV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 TV가 성장세가 꺾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IPTV에 흡수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국 IPTV를 운영하는 통신 3사 중심으로 유료방송시장이 재편돼 콘텐트 수급과 제작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