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구강 관리의 핵심은 잇몸입니다. 나이 들어 관리하면 늦습니다.” 김소현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 이사의 말이다. 서울 은평구에서 25년째 개인병원을 운영 중이다.
올해 초 교육부가 발표한 ‘2018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분석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치아우식증(충치) 발생률은 22.8%로 2014년 31.4% 이후 계속해서 줄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조사에선 영구치가 거의 다 자란 만12세 아동의 충치는 OECD 평균치인 1.2개보다 높은 1.84개로 나타났다. 김소현 이사는 “과거보다 치아 관리 및 양치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기술과 제품이 좋아진 덕분”이라고 했다. 대신 그는 앞서 말한 대로 “미백의 건강한 치아라도 잇몸이 부실하면 의미가 없다. 잇몸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잇몸병은 우리나라 50대 성인 5명 중 3명이 앓고 있을 만큼 흔하다. 또 성인의 발치 원인 70%가 잇몸병이다. 하지만 12세 아동의 10%가 잇몸 출혈이 있고 20~30대 잇몸병 환자는 5년 새 60%가 증가했다. 이에 대해 김 이사는 “치아는 임플란트로 대체할 수 있지만, 잇몸은 대체할 수단이 없다. 정기적인 스케일링과 함께 치간 칫솔, 구강 세척제, 잇몸 치료제 등을 사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 은평구 현부부치과에서 김소현 이사를 만났다.
잇몸병, 전신 질병 될 수도 #5년 새 2030 잇몸병 60% 증가 #임플란트도 잇몸이 건강해야
- 치아와 잇몸의 관계를 쉽게 설명해 달라.
"흔히 우리가 말하는 잇몸은 의학적으론 치은이다. 치은을 포함한 치주조직에 치아가 기반을 두고 있다. 치아와 잇몸 관계는 건물과 지반으로 이해하면 쉬울 것 같다. 아무리 건물이 깨끗하고 아름다워도 지반이 약하면 버티기 힘들다. 치아우식증은 한두 개의 치아만 손실된다. 하지만 치주 질환은 그보다 훨씬 큰 문제다. 지진으로 지반이 흔들리면 지반 위 모든 건물이 흔들리고 무너지니까 말이다. 중요도로 따지면 치아 건강은 치주 건강이 전제돼야 한다."
- 잇몸병이 전신건강에 영향을 끼친다는데?
"평소에도 우리 구강 내엔 유해균과 유익균이 약 700여 종이 있다. 치주 질환이 발생하면 구강 내 유해균이 급증한다. 세균과 부산물이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퍼져 나가면 만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구체적으론 당뇨병, 류머티즘 관절염, 간 질환 같은 질병이다. 치주 질환을 통한 전신 질병과 관련해선 계속해서 연구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 효과적인 잇몸병 예방법은?
"잇몸병 예방의 가장 중요한 방법은 치태관리이고 기본은 양치질이다. 칫솔은 미세모를 사용하고 치아와 잇몸을 마사지한다는 기분으로 가능한 한 오래 양치질을 하길 권한다. 3분이란 시간이 생각보다 길다. 모래시계를 사용하거나 공간을 이동하면서 양치질을 하면 좀 더 오랜 시간 양치질을 할 수 있다. 생약 성분이 들어가 치주 질환 유해균을 억제하는 치약형 잇몸 약도 있다. 먹지 않고 바르기 때문에 편리하다. 치아 관리도 중요하다. 우리가 평소 양치질을 열심히 하더라도 치석을 발견할 수 있다. 치아 사이까지 양치질로 완벽한 청결 상태를 만들 순 없다. 그래서 치간 칫솔, 구강 세척기, 치실과 같은 보조 기구 사용을 권장한다. 1년에 한 번 정도는 치과에서 관리받는 게 좋다."
- 구강 세척제만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치아우식증은 플라그가 덮고 있는 치석을 제거해야 한다. 구강 세척제가 구강 내 유해균을 억제하긴 하지만 구강 세척제만 의존하면 더 큰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간혹 소금을 손에 묻혀 양치질을 대신하는 경우가 있는데 소금으로 인한 치아 마모가 심하기 때문에 반드시 물을 묻혀 사용해야 한다."
- 3·3·3 치아 관리법은 여전히 유효한가?
"하루 3번, 식후 3분 내, 3분 이상 양치질은 기본이다. 여기에 잠자기 전 반드시 양치질을 권한다. 양치질 후 간식을 먹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잇몸 관리가 중요하다고 해서 치아 관리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치아 상부는 표면이 고르지 않다. 산봉우리와 계곡을 연상하면 된다. 이 때문에 우식증이 발생하니 치과에서 표면을 고르게 하면 치아우식증을 예방할 수 있다."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