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중국 반도체공장 9조원대 투자…한·중 관계회복 기대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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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10월 시안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10월 시안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중국 산시성 시안의 낸드 2공장에 80억 달러(약 9조50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 한·중 정상회담이 추진되고 내년 상반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검토되는 시점에서 나온 투자 계획이다. 한·중 관계 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유일한 해외 메모리공장 #10월 리커창이 방문해 투자 독려 #내년 시진핑 방한추진 맞물려 주목

12일 시안시 홈페이지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강봉용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부사장은 왕하오 시안시 서기 등 관계자를 만나 추가 투자 의사를 밝혔다.

왕 서기는 삼성전자의 투자에 대해 “삼성전자 사업을 보장하고 삼성이 사랑하는 도시, 기업 발전에 기여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환영했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다. 삼성전자는 2017년 8월 시안 2공장에 1단계 투자로 3년간 70억 달러(약 7조8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었다. 1단계 투자가 내년 3월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2차로 80억 달러를 추가 투입한다.

시안 2공장 투자액은 총 150억 달러(약 17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10월 삼성전자 공장을 깜짝 방문해 “총 150억 달러가 투자된다”며 이례적으로 구체적 금액까지 언급하며 투자 확대를 독려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은 2012년 1기 기공식을 시작으로 전자연구소 설립(2013년)과 1세대 V-NAND 양산(2014년), 후공정 라인 완공(2015년), 2기 증설(2018년)까지 꾸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 2월 이 곳을 방문해 반도체 사업을 점검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강 부사장은 왕 서기를 만난 자리에서 “삼성전자가 2012년 시안에 정착한 이래 시안시위원회, 시 정부의 지원으로 프로젝트 1차 생산을 양호하게 진행했다”며 “2차 1단계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2단계 80억 달러 프로젝트도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일종의 민·관 협력인 이번 투자가 한·중 관계 회복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의 경제 관계가 사드 사태 이전으로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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