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6년만에 희망퇴직···조원태 고강도 구조조정 신호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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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수출 화물터미널에서 비행기에 화물을 싣고 있는 모습. [뉴스1]

인천공항 수출 화물터미널에서 비행기에 화물을 싣고 있는 모습. [뉴스1]

대한항공이 지난 10월 창사 후 첫 단기 무급휴직을 시행한 데 이어 희망퇴직도 시작한다. 항공업황 부진으로 인한 비상경영의 일환이다.
11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23일까지 만 5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 본인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신청한 직원에 한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일반직과 객실승무원 대상이며 운항승무원, 기술 및 연구직, 해외근무 직원 등 일부 직종은 제외된다.

대한항공 측은 “이번 희망퇴직은 회사의 권고나 강제성이 전혀 없으며, 직원이 스스로 희망퇴직을 신청한 경우에 한해 실시 예정”이라며 “정년에 앞서 새로운 인생설계를 준비하고 있는 직원에게 보다 나은 조건으로 퇴직할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출발을 지원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희망퇴직 신청 직원에게 ▶법정 퇴직금 ▶최대 24개월분의 월 급여 추가 지급 ▶퇴직 후 최대 4년간 자녀의 고교ㆍ대학교 학자금 및 생수 등의 복리후생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퇴직금은 직급별, 개인별 차이가 있지만, 평균 1억원 후반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항공이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지난 2013년 약 110여명 규모로 단행한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선 대한항공이 본격적인 인건비 절감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대한항공은 앞서 지난 10월에도 3개월 단기 무급휴직을 시행했다. 장기휴직 제도가 있지만, 기간이 길어 제도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반영했다. 최소 2주부터 최대 3개월의 단기 무급휴직을 사용하도록 해 인건비 절감 효과를 노린다.

조원태 한진그룹회장이 미국 뉴욕에서 한극특파원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회장이 미국 뉴욕에서 한극특파원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한진그룹]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지난달 29일 실시한 첫 정기인사에서 임원 수를 대폭 줄였다. 기존 회장을 포함한 임원 규모가 108명에서 79명으로 27% 줄었다.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 임원 조직 체계도 기존 6단계에서 4단계로 축소했다. 또 국내선 공항 일반석 카운터도 없앴다. 모바일ㆍ웹이나 무인 발권기를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렇게 하면 상주 인력을 줄일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인력 조정은 물론 사업 구조조정도 예고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달 20일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버리겠다”며 고강도 구조조정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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