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인 9일 아침 서울‧경기와 충청, 경상도 지역 주민들은 초미세먼지 ‘나쁨’ 수준으로 치솟은 초미세먼지를 마시며 한 주를 시작했다. 국내 대기가 움직이지 않고 정체한 데다, 국외에서 오는 먼지까지 더해진 탓이다.
수요일까지 전국 대부분 초미세먼지 '나쁨' #9일 밤 약한 비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국외 미세먼지 유입에 국내 대기정체가 더해져 9일 대부분 중부지역과 일부 영남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이라며 "수도권과 강원영서·세종·충북·충남·대구는 '나쁨', 그 밖의 권역은 '보통'이지만 대전·전북·부산·울산·경북 등도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남서쪽 제외한 대부분 지역 '나쁨'
오전 9시 기준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서울 강동구가 ㎥당 76㎍(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 양천구 63㎍/㎥, 종로구 62㎍/㎥, 서초구 59㎍/㎥ 등 서울 전 지역이 '나쁨' 수준을 나타냈다.
경기도는 가평을 제외한 전 지역이 '나쁨' 수준으로, 여주‧이천 72㎍/㎥, 용인 67㎍/㎥, 안성 66㎍/㎥, 포천 60㎍/㎥ 등 전체적으로 고농도를 보였다.
반면 9일 오전 10시 현재 시속 10~20㎞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는 서해‧동해안에 인접한 전라도 대부분 지역과 제주도, 강원영동지역과 경상 동해안 지역은 대기질 ‘좋음’~‘보통’ 상태를 보인다.
온난화가 만든 ‘삼한사미’
이번 대기정체는 ‘온난화’가 만들어냈다.
현재 우리나라 주변에는 작은 저기압 1개, 작은 고기압 2개가 저마다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다.
기존에 겨울철 일기도가 ‘차가운 북쪽 고기압’ 일색이던 것에 비해 이도 저도 아닌 ‘난타전’이 된 양상이다.
기상청 윤기한 사무관은 “전반적으로 기단이 미지근해져 따뜻한 공기도, 차가운 공기도 어느 쪽이 완벽한 우세를 보이지 못하고 엇비슷해, 서로간에 바람이 불지 못한다”며 “이럴 땐 탁 트인 바다에서는 바람이 그나마 잘 불지만, 지형지물이 있는 육지에서는 대기정체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사무관은 “‘삼한사온’에서 ‘4온’이 따뜻한 날씨를 말하는 게 아니라 ‘덜 추운’ 정도를 일컫는 용어였는데, 요즘은 겨울 자체가 따뜻해지면서 ‘4온’때 아예 따뜻한 공기가 확 들어온다”며 “주변 찬 공기까지 미지근하게 만들어버리면서 기압 차가 나지 않아, 바람이 불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요일까지 따뜻하고 미세먼지 '나쁨'
미세먼지 ‘나쁨’은 수요일인 11일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10일은 대기정체에 새벽에 추가 유입되는 국외 미세먼지로 인해 인천‧경기북부 지역은 ‘매우나쁨’, 그 외 지역은 ‘나쁨‘수준이 예상되고, 11일도 전국의 대기 질이 ’나쁨‘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텁텁한 공기에 부슬비도 더해진다. 기상청은 “서울‧경기, 강원영서, 충남북부지역에는 오후부터 5㎜ 내외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양은 적지만 먼지가 섞여 내릴 수 있어 될 수 있으면 맞지 않는 것이 좋다.
오늘 낮 최고기온은 광주‧전주 12도, 부산‧울산 13도, 대구‧대전 11도, 인천 10도, 서울 7도, 춘천 4도 등 전국이 4~13도 분포로 평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기상청 윤기한 사무관은 “중국 상하이 남쪽 고기압의 따뜻한 공기가 우리나라에 많이 도달하면서 11일까지 아침 최저기온과 낮 최고기온 모두 평년을 웃돌아 온화한 날씨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11일까지 흐리고 밤에 약한 비
기압골의 영향으로 9일 오후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부슬비가 내린 뒤, 10일도 밤부터 다음날 오전 사이 서울‧경기, 강원지역, 11일은 충청‧전북에 오전~낮 사이 5㎜ 내외의 약한 비가 내릴 전망이다. 이후 기압골에서 벗어나 중국 북부지방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면서, 12~13일에는 다시 평년보다 약간 낮은 기온이 예상된다. 윤 사무관은 “고기압의 찬 공기가 강하게 내려오지는 않아 ‘한파’는 아니지만 쌀쌀한 날씨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