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법무부 장관 지명 소식이 들리자, 야권에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회자가 됐다. “아쉽겠다. 허탈하겠다”는 얘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오 전 시장은 내년 4·15 총선에서 추 의원을 잡고 ‘화려한 복귀식’을 치르려던 참이었다. 민주당 대표를 지낸 5선 중량급 의원을 잡고, 험지인 서울 광진을에서 이길 경우 오 전 시장의 정치적 입지가 탄탄해질 거란 주장도 정치권에선 나왔다. 지역에선 “오 전 시장이 하도 부지런히 뛰어다녀 추 의원도 신발끈을 조이게 됐다”는 얘기도 돌았다. 그런데 추 의원이 입각하고 내년 총선에 나오지 않으면 그런 구상이 어그러지게 된다. “오 전 시장이 아쉽겠다”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하지만 오 전 시장은 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쉽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 아쉬움이 있나
- 아쉽다 아니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런 생각보다도 시종 하던대로 묵묵히 계속 한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꾸준히 열심히 해오던 것처럼 (지역구 활동을) 계속 하겠다는 마음 뿐이다.
- 이낙연 총리의 광진을 출마설도 나온다
- 누가 오더라도 하던대로 할 뿐이다
“하던대로 꾸준히”를 강조하는 설명처럼 오 전 시장은 지역구 표밭 다지기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 스스로를 ‘소대장’에 비유할 정도다. 오 전 시장은 김세연 의원 불출마 직후인 지난달 19일 ‘수도권의 바닥을 아십니까?’라는 글을 통해 “전도양양한 젊은 정치인의 자기희생적 결단으로 기회가 왔는데, 좋은 소재를 발화점으로 만들지 못하는 화석화된 정당”이라고 당 내부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단장님 한걸음 한걸음에 수천 병력의 생사가 왔다 갔다(한다). 일선에서 죽어라 뛰는 야전군 소대장은 야속할 뿐”이라며 자신을 소대장에 비유했다. 사단장은 황교안 대표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 된다.
다만 오 전 시장은 지난달 23일 단식 중인 황 대표를 찾았다. 당시 오 전 시장은 “참으로 쉽지 않은 결단이다. 단식이 장기화될 것 같아 걱정이 깊다”고 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