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나경원, 타인 불행·고통도 거래…괴물로 보이기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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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199건 법안 전체에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신청한 것을 비난했다.

이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을 비판하는 글 3개를 연이어 게시했다.

그는 첫 번째 글에서 "199개 법안 전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한다는 것은 당리당략 정치, 파렴치 정치의 끝판왕"이라며 "한국당 의원들이 '괴물'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이어 "오늘 유치원 3법이 처리된다고 기대했던 젊은 부부들은 한국당이 꼼수를 부리는 것을 보며 정치 불신이 깊어질 것"이라며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을 막기 위해 지극히 비상식적 폭거를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후 5시간 뒤 쓴 글에서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지목해 비판했다. 그는 "나 원내대표는 뉴스로라도 젊은 엄마들이 자기 때문에 법안 처리가 무산된 것에 울면서 기자회견 하는 장면을 봤을까?"라며 "나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밥그릇과 직결된 선거법 처리와 아이들의 희생이 계기가 된 법안들의 처리를 교환하자고 아무런 미안함도 망설임도 없이 태연하게 제안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선거 후보로 나섰던 나 원내대표를 언급하며 "(당시) 나 원내대표는12세 중증 장애원생을 여러 사람 앞에서 목욕시키면서 화면이 잘 나오도록 따로 반사판과 조명까지 설치하고 사진을 찍어 큰 분노를 샀었다"며 "그 사건은 일회성이 아니었다. 타인의 불행, 고통, 슬픔도 나 대표에게는 자신이 돋보여야 하는 무대와 조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의 비난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2시간 만에 또 다시 글을 올리고 "한국당이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했다. 아직 상정되지 않은 민식이법을 필리버스터 199개 법안 맨 앞에 넣어 현재까지 상정된 안건을 뒤로 밀리게 하려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을 정기국회, 임시국회 내에 처리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한국당의 이러한 전략에 호락호락 당하지 않겠다. 일반적으로 당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았던 2016년 2월 테러방지법 표결처리 저지를 위해 진행된 47년 만의 무제한 토론에 마지막 주자로 동참, 12시간 31분 간 발언하며 국내 최장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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