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공정성 지표' 만든다…부모 배경으로 인한 불평등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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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사람투자-인재양성 협의회 겸 제15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사람투자-인재양성 협의회 겸 제15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교육부가 부모의 배경이 자녀의 교육 격차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분석하는 지표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부정 의혹이 교육 불평등‧불공정 논란 등 사회문제로 확대되자 이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 개발에 나선 것이다.

이날 교육부는 한국교육개발원‧보건사회연구원‧직업능력개발원 등과 함께 ‘교육 공정성 지표’ 개발을 위한 기초 작업에 착수하고, 전문가로부터 의견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 공정성 지표는 부모의 학력과 직업‧경제력이 자녀의 교육기회나 결과에 미치는 영향과 불평등 정도를 분석하고 계층 이동과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지표다. 교육부 관계자는 “‘조국 사태’가 불거진 후 부모의 지위로 인한 교육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며 “이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지표 범위가 교육을 넘어 사회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부모의 배경에 의한 격차가 교육뿐 아니라 취업 등 소득이나 노동시장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을 개발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지난주에 전문가들과 처음 회의를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서 분야를 교육뿐 아니라 사회 전반으로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이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의실에서 열린 특권대물림교육 국민인식 조사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이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의실에서 열린 특권대물림교육 국민인식 조사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최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도 정부가 교육분야 특권 대물림 지표를 개발‧관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분야에서 특권과 불평등 대물림이 얼마나 심각한지 확인하는 게 시급한데, 현재 이를 파악할 수 있는 구체적인 데이터가 없다는 주장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영국의 고등교육정책협의회를 예로 들며 “지난 7월 이 기관의 조사 결과 부유한 지역의 학생이 극빈 지역 또래보다 최상위권 대학에 입학할 가능성이 5.7개 높다고 분석하고, 불평등 비율을 2025년까지 5배로 낮추고 2039년까지 동일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며 ”우리도 종합적 교육 불평등 지표를 개발하고 그에 따른 격차 해소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올해 말까지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거친 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나선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분석 결과가 발표된다. 교육부는 이후 지표를 통해 교육 불평등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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