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때도 내릴 때도 "원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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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가 하락세를 보이면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게 된다.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보이는 상황에서 해약하자니 곧바로 손실로 이어질 게 뻔하고 추가로 가입하자니 주가가 더 하락할 것 같기 때문이다. 과연 이런 시기에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다음의 통계를 살펴보자.

지난 1980년부터 1990년까지 미국의 대표적인 우량주 500개로 구성된 'S&P(스탠다드 앤 푸어스) 500 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은 17.6%였다.

이 기간 동안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10일 동안 주식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수익률은 12.65%로 낮아진다. 만일 수익률이 높았던 20일 동안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었다면 수익률은 9.3%에 더욱 떨어진다. 지난 10년 동안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30일 간 주식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수익률은 6.5%밖에 안 됐다. 10년 동안 단지 수익률이 높았던 30일 간 투자를 하지 않았음에도 그냥 우량주 500개로 구성된 S&P 500 지수에 투자하는 것보다 수익률은 10% 가량 낮아진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수익률이 높았던 30일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따라서 주식투자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시장을 떠나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다.

주식형 펀드 투자도 마찬가지다. 시장 상황에 따라 펀드를 교체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시장에 머무르는 형태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나지 않고 장기투자 할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은 주식형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적립식 투자 방법의 장점은 주가가 하락하면 같은 금액으로 주식을 많이 살 수 있고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기존에 싸게 사 놓은 주식의 가격이 올라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데 있다.

만일 여기서 주식시장이 1년 이상 하락한다면 적립식 투자자의 경우 1년 동안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더 나아가 1년 후 주가가 오르면 올 해 내내 싸게 사 놓은 주식의 가격에 오르게 되므로 자연스레 투자 수익률은 올라가게 된다. 2년, 3년 후에도 하락한다면 어떻게 할까. 이때도 지속적으로 사들이면 된다.

시장은 영원히 하락하지도 영원히 오르지도 않는다. 장기투자의 관점에서 서면, 오히려 1~2년 정도의 주가 하락은 오히려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주식투자의 달인 워렌 버핏과도 인연이 있는 미국의 전설적인 가치주 펀드인 트위드 브라운의 조사에 따르면 '투자 수익의 80~90%는 전체 보유 기간의 2~7% 사이의 기간 동안 발생 한다'고 한다. 사실 2~7%의 기간을 정확히 맞춘다는 것은 인간의 영역을 벗어나는 일이다. 평소에 적립식 투자 형태로 계속 투자해 나가는 것이 오히려 좋은 투자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그럼 거치식으로 투자한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거치식 투자자들도 적립식 투자법의 아이디어를 빌릴 필요가 있다. 적립식 투자의 요체 중 하나는 '계속 투자'에 있다. 거치식 투자자들도 일정 시점 즉, 1년이나 6개월 단위를 기준으로 추가 투자하면 투자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계속 투자는 투자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형 펀드 투자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가가 오를 때 펀드에 가입한 후 주가가 하락할 때 손실의 고통을 겪으며 펀드를 해약하는 것이다. 주가가 하락할 때는 오히려 '계속 투자'의 관점에서 추가 투자를 해 나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면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길이다. 투자 수익을 결정하는 것은 인간이 어찌 할 수 없는 투자 타이밍이 아니라 시간과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굳건히 지켜나가는 것이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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