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문 대통령 모친상에 친필 서한 “아들 평화구축 노력 자랑스러워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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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넷째)이 4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오른쪽으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자리했다. 강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넷째)이 4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오른쪽으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자리했다. 강정현 기자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4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로 참석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35분간 접견했다.

“북에 고향 둔 모친의 열망 기억”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서한 전달

현지시간 오후 5시40분부터 6시15분까지 이뤄진 접견에서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최근 모친상을 당한 문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위로가 담긴 친필 서명 서한을 전달했다.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모친이 평소 북한에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한 열망을 기억한다”면서 “문 대통령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에 모친이 자랑스러워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취임한 오브라이언 보좌관에게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담대한 리더십을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취임한 것을 축하했다고 고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정상 간 긴밀한 협력이 한·미 동맹의 호혜적 발전 및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견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청와대와 백악관 간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북한과의 대화를 견인하기 위한 조언을 구하자 문 대통령은 남북대화 경험을 소개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북한을 지속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고 고 대변인은 밝혔다. 이 밖에 한·일 관계 및 기타 지역 정세 의견도 교환했다.

◆15개국 정상 ‘아·태 FTA’ 협정문=한국을 포함한 15개국 정상은 2020년 서명을 목표로 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정문을 발표했다. 청와대는 이날 노보텔 방콕 임팩트에서 열린 RCEP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낸 문 대통령 모친상 애도 서한을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 보보좌관으로부터 전달받고 있다. 강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일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낸 문 대통령 모친상 애도 서한을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 보보좌관으로부터 전달받고 있다. 강정현 기자

RCEP은 아세안 10개국과 이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인도 등 총 16개국이 참여하는 아태 지역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이들은 당초 이번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모든 협상을 마무리하고 연내 타결을 선언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중국과의 무역에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온 인도를 설득하는 데 실패해 연내 16개국 전체 타결은 사실상 무산됐다.

청와대는 “시장개방 협상 등 잔여 협상을 마무리해 2020년 최종 타결 및 서명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인도의 경우 주요 이슈에 대해 참여국들과 공동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추후 입장을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콕=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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