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꽉 닫힌 지갑…9월 소비 21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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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9월 국내 소비가 1년 9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줄었다.

통계청 “태풍에 야외활동 줄어” #제조업 생산능력 14개월째 감소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잠정 전(全) 산업생산지수는 전월 대비 0.4% 감소한 108(계절조정)을 기록했다. 도소매(-2.9%)와 금융·보험업(-1.8%) 등 서비스업 생산(-1.2%)이 감소를 이끌었다. 통계청은 지난달 태풍과 장마 등 기상 여건 악화로 여행을 비롯한 야외활동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광공업 생산(2%)은 증가했지만 9월 일부 통신 업체가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며 통신·방송장비 생산의 감소 폭(-16.4%)이 커졌다.

산업활동동향지수 증감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산업활동동향지수 증감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로써 지난 5·6월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다 7월 1.6%로 반등한 전 산업생산은 8월 0.2%로 상승 폭이 줄어들더니 9월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게 됐다. 사업체가 정상적인 조업환경 아래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량을 뜻하는 제조업 생산능력은 지난해 같은 달 보다 2.2% 줄어 14개월 연속 감소했다.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장기간 하락세다.

소비는 2017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8월보다 2.2% 떨어졌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가 2.3%, 의복 등 준내구재가 3.6% 줄었다. 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도 0.1% 감소했다. 그간 경기를 지탱해왔던 소비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한국 경제에 좋지 않은 신호다. 통계청은 음식료품은 이른 추석으로 8월 선구매가 발생한 데 따른 기저효과, 의복은 연이은 태풍 등 날씨의 영향으로 소비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통신기기는 10월 아이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소비자가 구매를 보류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 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늘며 전월보다 2.9% 증가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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