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조국 사태 사과는 세 문장…야당·검찰 비판엔 열 문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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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세 문장의 ‘조국 사태’에 대한 송구함과 열 문장의 야당과 검찰 비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의 모두발언을 요약하면 이렇다.

“청년 박탈감 못 헤아려 송구” #쇄신 요구엔 “선거 포기할 건가”

이 대표는 “민주당이 검찰개혁이란 대의에 집중하다 보니 국민, 특히 청년들이 느꼈을 불공정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좌절감은 깊이 있게 헤아리지 못했다. 여당 대표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송구하다는 것이 사과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엔 “표현대로”라며 “두 달 반 동안 갈등이 굉장히 심했다. 국민이 많이 지쳤다. 그런 점에 당의 입장에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송구하다”는 입장을 낸 것은 처음이다.

이 대표가 발언에서 시간을 더 들인 것은 자유한국당 비판이었다. 전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언급하며 “내가 정치를 30년 넘게 했는데, 이런 야당은 보다 보다 처음”이라고 했다. 또 “장관을 낙마시켰다고 표창장과 상품권을 나눠 갖고,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조롱하는 만화나 만들면서 반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이 상중(喪中)인데, 이런 패륜 행위는 상주를 존중하는 한국인의 전통을 부정하는 행위”라고도 했다. 한국당이 ‘오른소리 가족’ 만화를 공개한 시점이 문 대통령이 상을 당하기 전이란 건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는 불출마를 선언한 초선 의원들(이철희·표창원)의 당 쇄신 요구에 응한 자리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조국 사태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에 대해선 “총선이 다섯 달밖에 안 남았는데 지도부가 물러나라는 건 선거를 포기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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