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우즈' 우드 대신 2번 아이언으로 티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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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우즈가 14번 홀에서 4번 아이언으로 이글을 한 공을 꺼낸 후 웃고 있다. [리버풀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는 '아이언맨'이다. 드라이버를 비롯한 우드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파 4홀은 물론 파 5에서도 대부분 2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하고 있다. 링크스 코스에 맞게 정확성을 높이고 강풍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우즈의 2번 아이언샷은 정교하다. 거리도 제법 나간다.

최근 골프가 야구의 홈런 더비처럼 거리 경쟁으로 변해 가면서 롱아이언샷은 잊혀지고 있다. 1번이나 2번 아이언은 골동품 취급을 받고 있고 3번 아이언도 사라지는 추세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날씨와 코스 컨디션에 맞는 다양한 샷을 구사하기에 뭉툭한 우드는 날렵한 아이언에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우즈는 아이언을 이용한 전통적인 골프 게임을 선호한다. 필 미켈슨, 비제이 싱 같은 경쟁자들의 장타 때문에 거리 싸움에 끌려갔고 '홈런 경쟁'에서도 수위를 다투지만 마음속으로는 골프의 매력이 거리가 아니라 다양하고 창의적인 샷이라고 믿고 있는 우즈다. 은퇴 후 다양한 기술로 창의적인 샷을 하는 샷메이커로 불리기를 원하고 있다.

우즈는 아이언을 잘 쓴다. 이번 대회 코스의 페어웨이가 딱딱해 런이 많아 거리 손해가 적은 편이지만 우즈는 아이언만으로 파 5홀에서 2온에 성공하고 버디를 잡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우즈는 1,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씩을 잡았다. 모두 아이언에서 나왔다. 1라운드 18번 홀(파5)에 이어 2라운드 14번 홀에서 역시 4번 아이언으로 홀에 공을 넣었다. 특히 205야드를 남기고 낮게 깔아 친 14번 홀의 4번 아이언 이글샷은 말 그대로 환상적이었다. 만약 우즈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이 샷은 135년 브리티시오픈 역사상 가장 멋진 아이언샷 중 하나로 기록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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