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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3주 앞두고···" 방이동 스쿨버스 수험생 안타까운 죽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5일 오전 7시24분쯤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운행 중이던 고등학교 통학버스가 전북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 송파소방서]

25일 오전 7시24분쯤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운행 중이던 고등학교 통학버스가 전북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 송파소방서]

25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발생한 등굣길 스쿨버스 전복 사고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 수능을 3주 앞두고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송파경찰서와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4분쯤 방이동 사거리에서 직진하던 고등학교 통학버스가 우측 도로에서 진행하던 에쿠스 차량과 충돌했다. 통학버스는 충돌을 피하려다 맞은편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쏘렌토 차량 1대도 들이받은 후 전복됐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고등학생 12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중 고등학교 3학년생 A군(18)이 숨졌고 다른 한명(17)도 다리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나머지 학생들은 경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쏘렌토에 타고 있던 운전자와 동승자도 후송됐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오전 7시 24분쯤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고등학교 통학버스가 쏘렌토 차량과 충돌해 차량이 파손돼있다. [연합뉴스]

25일 오전 7시 24분쯤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고등학교 통학버스가 쏘렌토 차량과 충돌해 차량이 파손돼있다. [연합뉴스]

사고 직후 스스로 차량 밖으로 나온 학생들도 있었으며 일부는 지나던 시민의 도움으로 구조됐다. 심하게 다친 학생 두 명은 구급대원이 출동해 구조할 때까지 차안에 갇혀있었다. 사망한 A군은 현장에서부터 심정지 상태였으며 다른 한 명은 외상이 심했던 상황이었다. 두 학생은 차량 가장 뒷좌석에 앉아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관계자는 “수능 3주 남겨두고 이런 일이 일어난 게 가장 가슴이 아프다”며 “비밀로 할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해 다른 학생들에게도 상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생님들이 동요하지 말라고 하고는 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지 않느냐”며 “다 같이 마음 아파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은 학생들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심리적 안정을 위해 바로 귀가했으며 다음주 정상 등교할 계획이다.

경찰은 교차로에서 스쿨버스가 신호를 위반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블랙박스 영상에는 파란불에 길을 건너려던 에쿠스 차량 앞으로 스쿨버스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충돌하는 모습이 담겼다. 스쿨버스 운전자 B씨도 경찰 조사에서 신호위반을 인정했다고 한다.

사고가 난 곳은 학교에서 차량으로 3분 거리에 있다. 해당 고등학교의 등교 시간은 7시 40분이다. 무리한 차량 운행이 필요한 시간은 아니었다. 경찰은 B씨의 음주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 단속에 걸릴만한 수치는 나오지 않았으나 미약한 수준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측정됐다”며 “정확한 조사를 위해 동의를 받아 채혈했으며 국과수에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로교통법은 어린이 통학버스를 특별 보호 대상으로 지정하고 운전자 외에 어린이 통학버스 운영자가 동승하도록 하고 있다. 승차한 모든 어린이가 안전벨트를 한 이후에만 출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초등학교, 유치원, 영유아 대상 체육시설 등의 통학차량에만 해당한다. 소방서 관계자는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들은 야간 근무 이후 퇴근한 상태”라며 “학생들이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었는지는 현재 확인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스쿨버스는 학교가 지정한 업체 소속이다. 총 28대의 스쿨버스가 해당 학교 학생들의 등하교를 맡고 있다.
경찰은 운전자 B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치상 혐의로 입건했으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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