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 성희롱' '불법 촬영 유포' 그들의 영상은 곧 현실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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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전환을 앞둔 계약직 여직원의 성희롱 피해를 둘러싼 직장 내 대처법, 불법 촬영 유포 피해를 겪었는데 오히려 주홍글씨처럼 '포스트잇'이 달라붙는 여성…. ‘성희롱ㆍ성폭력 근절 인식 개선 홍보영상 공모전’에서 상을 받은 작품들의 내용이다.

성폭력 근절 영상 공모전 수상작 13팀 발표

여성가족부는 25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한다. 성희롱과 성폭력, 디지털 성범죄 등 갈수록 다양해지고 피해 규모가 커지는 성범죄에 대한 인식 개선과 공감대 확산을 위해 올해 첫 공모가 이뤄졌다. 온라인으로 작품 123건이 접수됐고, 창의성과 완성도 등을 고려해 13팀이 상을 받았다. 총상금은 1410만원이다.

홍보 영상 부문에선 김상우씨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한 성희롱 문제를 다룬 ‘문제 제기와 현명한 대처’가 대상에 선정됐다. 현실이 잘 반영돼 메시지 전달이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이야기(스토리) 부문에선 이정수씨가 불법 촬영의 심각성을 보여준 작품 ‘포스트잇’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불법 촬영 유포 피해자가 도움을 받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과정을 메모지가 달라붙어 숨이 막히는 것처럼 표현했다.

홍보 영상 부문에서 최우수상(디지털 성범죄)을 받은 이정은씨는 “그동안 디지털 성범죄 근절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목소리를 내지 못한 나 자신에 화가 나 있었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수상작들은 ‘디지털 성범죄 근절 정책 알리미’ SNS 계정 등에 공개된다. 성폭력 근절을 위한 온ㆍ오프라인 홍보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성범죄 없는 세상이 우리의 일상이 되려면 실생활에서 성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함께 바꿔가려는 국민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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