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즐겨읽기] 아세요 ? 조개도 농사 짓는다는 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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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상한 생물이야기 2

하야가와 이쿠오 지음, 데라니시 아키라 그림
권일영 옮김, 황금부엉이, 9000원

농사는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란다.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의 자이언트삿갓조개는 몸에서 나오는 끈적끈적한 액체를 비료삼아 바닷풀을 기른다. 밀물 썰물에 맞춰 농경지로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출퇴근 생활을 한다. 사막뿔도마뱀은 평소엔 순하디 순하지만 적에게 쫓길 땐 광선총을 쏘듯 눈에서 피를 뿜는다. 아내는 물고기 입 안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남편은 입천장에 붙어 서로 등을 맞대며 살아가는 렉사넬라 부부는 기생충계의 잉꼬로 통한다. 간혹 남편만 낚싯줄에 걸려 부부가 생이별하는 수도 있지만. 책에는 이렇게 생물도감에서도 찾기 어려운 신기한 생명체 이야기가 가득 담겼다. 인간의 눈엔 친근하지만 생물의 시각으로 봤을 땐 이상하기 짝이 없을 것이기에 포함된 애완동물 '개'를 포함해서…. 이 신기한 생물들은 대다수가 멸종 위기에 놓여 있단다. 사라져가는 생명체에 대한 애정과 필자의 톡톡 튀는 글재주가 읽는 맛을 더해준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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