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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사탕수수밭 한인 살해’ 한국인 주범 또 도주

중앙일보

입력

한국인 남녀 3명이 2016년 10월 11일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된 필리핀 바콜로 지역의 한 사탕수수밭. 현지에 파견된 한국 경찰의 탐문 끝에 살인사건 피의자 박모씨가 그해 11월 17일 현지에서 검거됐다. [연합뉴스]

한국인 남녀 3명이 2016년 10월 11일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된 필리핀 바콜로 지역의 한 사탕수수밭. 현지에 파견된 한국 경찰의 탐문 끝에 살인사건 피의자 박모씨가 그해 11월 17일 현지에서 검거됐다. [연합뉴스]

 필리핀에서 한국인 남녀 3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한국인이 현지 교도소를 또 탈주했다.

17일 일간 인콰이어러와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살인 혐의 등으로 필리핀 팜팡가주(州)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박모(40) 씨가 지난 16일 타를라크주 법정에 다녀오는 길에 호송 경찰관을 따돌리고 달아났다.

박씨는 2016년 10월 11일 공범 김모(37) 씨와 함께 필리핀 팜팡가주 바콜로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남녀 3명을 총으로 쏴 살해하고 이들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한 달여 만에 체포됐다.

피해자들은 서울에서 다단계 유사수신 업체를 운영하다 15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이들은 박씨와 현지 카지노에 공동 투자를 하는 조건으로 박씨가 제공한 은신처에서 생활했다. 그러다 돈 문제로 갈등이 생기자 박씨는 돈을 독차지하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범행 후 피해자들의 금고에서 240만원 상당의 현금을 챙기고 피해자들과의 공동 투자금 7억여 원을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공범 김씨는 한국에서 재판을 받고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박씨는 한국 송환을 기다리던 2017년 3월 6일 현지 이민국 외국인보호소에서 탈출했다가 3개월여 만에 붙잡혔다. 이후 지난 16일 타를라크주 지방법원에 출석했다가 교도소로 복귀하는 길에 들른 식당에서 호송 경찰관 없이 혼자 화장실에 갔다가 환풍구를 통해 도주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17일 경찰 영사를 현장에 파견했다. 경찰 영사는 현지 지방경찰청장과 주지사, 교도소장을 잇달아 만나 신속한 검거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 박씨의 2차 범행을 막기 위해 교민들에게 안전 공지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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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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