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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조''조로남불'…임명 전부터 조국 발목 잡았던 과거 SNS 발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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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법무부 청사를 떠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 들어서며 관계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뉴스1]

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법무부 청사를 떠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 들어서며 관계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은 지난 8월 9일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부터 67일 만인 14일 사임할 때까지 두 달여간 조 장관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그의 과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언이 재조명됐다.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조로남불(조국+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등의 신조어를 낳으며 연신 발목을 잡았던 그의 발언들을 모아봤다.

“도대체 조윤선은 무슨 낯으로…”

조 장관은 9월 2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산되자 대국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보수야당은 “셀프청문회, 불법 특혜 청문회, 대국민 사기쇼”라고 반발했다. 기자간담회의 특성상 조 장관의 일방적인 해명만 전달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조 장관도 과거 이와 비슷한 비판을 한 바 있다. 그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또 기자회견 한다고? 어떤 얼빠진 기자들이 중대범죄 피의자의 범행 부인과 일방적 항변을 공손히 받아 적고 보도하는지 봐야겠다”고 말했다.

[사진 조국 법무부 장관 트위터]

[사진 조국 법무부 장관 트위터]

9월 23일 검찰이 조 장관 집을 압수수색하자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을 향한 글이 화제가 됐다. 조윤선 전 장관은 2017년 현직 장관 신분으로는 유일하게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았고, 열흘 뒤 문체부 블랙리스트 개입 혐의로 구속된 후 장관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 장관은 이를 두고 “도대체 무슨 낯으로 장관직을 유지하면서 수사를 받는 것인가?”라며 “우병우도 민정수석 자리에서 내려와 수사를 받았다”고 했다.

[사진 조국 법무부 장관 트위터]

[사진 조국 법무부 장관 트위터]

조 장관이 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검찰과 통화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소환됐다. 조 장관은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 사건 당시 수사 실무책임자였던 권 의원에게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전화했다는 기사와 함께 “증거인멸 우려가 매우 높은 김용판, 구속수사로 가야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 장관은 자신의 통화에 대해 “제 처가 매우 안 좋은 상태라서 배려해달라고 말한 것”이라며 “압수수색에 대해 어떤 방해도 하지 않았고 수사 지휘를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사진 조국 법무부 장관 트위터]

[사진 조국 법무부 장관 트위터]

조 장관 딸의 단국대 의학 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과 관련해서도 이러한 분위기는 이어졌다. 조 장관은 “문과를 전공해서 이과에서는 제1저자가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내 2012년 “이공계 논문의 경우 제1저자 외에 제2, 제3 등 저자는 제1저자에게 조언, 조력을 준 사람을 다 올리는 것이 규칙”이라고 올렸던 글이 온라인에서 퍼졌다.

[사진 조국 법무부 장관 트위터]

[사진 조국 법무부 장관 트위터]

윤석열 검찰총장을 두둔하는 SNS 과거 글을 두고서는 ‘조스트라다무스(조국+노스트라다무스)’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조 장관은 2013년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검사의 오늘 발언, 두고두고 내 마음속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윤 총장을 향해 “더럽고 치사해도 버텨 달라”고 하기도 했다.

“말들이 돌아와 저를 치고 있다”

조 장관은 과거 SNS에 공개한 소신 발언들이 ‘위선’이라고 지적받는 것을 인정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그 시절 한 말들이 돌아와 저를 치고 있는 사실에 다시 한번 글의 중요함을 새삼 깨닫는다”고 했다. 나흘 뒤 열렸던 청문회 모두발언에서도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못했다”며 “공정과 정의를 말하면서도 저와 제 가족이 과분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걸 잊고 살았다. 살아가는 동안 빚진 마음, 평생 고스란히 간직하고 살아가겠다”고 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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