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아베 총리와 소주잔 기울이던 인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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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해 9월 1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일 양자회담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해 9월 1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일 양자회담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22~24일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식에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두 총리의 오랜 인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총리는 정부 내 대표적인 ‘지일파 인사’로 꼽힌다.

13일 총리실 등에 따르면 두 총리는 과거 사적·공적으로 여러 차례 만났다.

이낙연 총리가 지난해 9월 러이사 동방경제포럼에서 아베 총리와 일화를 최초로 공개했다. [KTV 방송 캡처]

이낙연 총리가 지난해 9월 러이사 동방경제포럼에서 아베 총리와 일화를 최초로 공개했다. [KTV 방송 캡처]

이 총리는 지난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2005년 (아베) 총리 각하께서 관방장관이 되기 직전에 서울에 오셔서 비 오는 주말에 소주를 마셨던 기억이 난다”며 14년 전인 2005년 두 사람이 소주잔을 기울인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당시 이 총리는 국회의원이었고, 아베 총리는 관방장관이 되기 전이었다. 의원 신분으로 방한한 아베 총리가 주한 일본 대사관에 한국 정치인들과 만남을 요청해 자리가 마련됐으며, 이 총리 등 주요 정치인들이 참석했다고 한다. 이들은 서울 삼청각에서 식사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일본이 한센병 피해자 보상에서 나라별로 차별을 두는 문제의 해결을 요청했고, 아베 총리는 1년 뒤 관련 법률안을 발의해 문제 개선에 나섰다.

이 총리는 이후 관방장관이 된 아베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부탁한 한센병 보상 차별 문제를 해결해준 데 대해 ‘약속을 지켜줘서 고맙다’며 감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3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총리는 일왕 즉위식에 정부 대표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총리실은 이날 “이 총리가 아베 총리 주최 연회에 참석하고, 일본 정·재계 등 주요 인사와도 면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 총리 회담이 성사되면 지난해 10월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한·일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한 이후 처음 열리는 최고위급 회담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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