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서초동·광화문 집회로 국론분열…큰 책임감 느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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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최근 '검찰개혁' 서초동 집회와 '조국 퇴진' 광화문 집회로 국론이 나뉘어진 데 대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의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11일 고려대 노동대학원 주최 'KU 노사정 포럼'에서 '한국 정치의 현주소와 노동 존중사회로의 길'을 주제로 강연을 하며 "지난 5월 원내대표에 당선되고 야당 대표와 많은 협의를 하면서 가슴 속에 품었던 것은 공존의 정치"라면서 "그런데 오늘 이 순간까진 잘되지 않더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 패스트트랙 사건'을 언급하며 "솔직히 자유한국당의 책임이 크다고 얘기했지만, 국민 눈에는 국회 전체가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비쳤단 점이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서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화문 집회와 서초동 집회로 나뉜 모습이 심각한 국론 분열을 넘어 직접적인 충돌이 되기 전에 국회가 어떤 형태든 민의를 수렴해 새로운 국민 통합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공존의 철학'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보가 경직에서 벗어나 유연해지고 보수가 과격함에서 벗어나 합리적이어야 한다"며 "만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싸운다고만 생각 마시고 공존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언젠가는 만들어내려고 가고 있다고 격려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내년 총선에서 민생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 경쟁으로 유권자 심판을 받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 정치에 대해 "정치꾼은 많고 정책 광이 적다"고 지적하면서 "한국당이 틀림없이 문재인 정부 심판론으로 공격하겠지만 적폐 심판론으로 맞대응하기보다는 민생·경제에서 남은 시간 최대한 성과를 내면서 정권심판론을 선제적으로 무력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한국당 입장에서 역지사지해 보면 자신들의 대통령이 탄핵도 됐고, 그 다음 정권도 놓쳤고, 만회하려던 지방선거에서 왕창 무너졌으니 내년 총선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필사적으로 임할 것"이라며 "우리도 지게 작대기를 들고 악다구니하면서 붙어 싸우면 똑같은 모습이 될 수 있다.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대처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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