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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저 일만 했을뿐" 107세 美시카고 할아버지의 장수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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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번째 생일 맞은 미국 시카고 주민 어기 바버리.[WGN방송 화면 캡처=연합뉴스]

107번째 생일 맞은 미국 시카고 주민 어기 바버리.[WGN방송 화면 캡처=연합뉴스]

"난 그저 일만 했을 뿐"

미국에서 최근 107번째 생일을 맞은 할아버지의 인터뷰가 화제다. 미 WGN방송은 10일(현지시간) 시카고 교외도시에 거주하며 107세를 맞이한 주민 어기 바버리의 일생을 소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바버리는 제1차 세계대전 발발 2년 전인 1912년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의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동안 19명의 대통령을 거쳤다는 바버리는 미국의 대표적인 전기조명회사 제너럴일레트릭(GE)에서 평생 일하고 은퇴했다. 부인 아이다와의 사이에 두 자녀를 두었고, 현재 4명의 손자와 6명의 증손자가 있다. 부인은 24년 전인 1995년 세상을 떠났다.

그는 방송에서 장수 비결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했다. "그걸 내가 대체 어떻게 알겠나"라고 반문하며 "무엇이 나를 이렇게 오래 지탱해주었냐고? 모르겠다. 그저 일만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바버리의 자손들은 그의 여유롭고 관대한 성격이 장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했다. 바버리의 아들 레이는 "아버지는 마음이 여유롭고 관대한 성격"이라며 "스스로를 잘 통제할 수 있고, 갑자기 화를 내는 일이 결코 없다. 어쩌면 그런 성격도 장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노터데임 대학 풋볼팀과 시카고 화이트삭스 야구팀 팬으로 활동할 만큼 취미 생활을 즐긴다고도 했다. 바버리는 107세의 나이에도 종종 야구 경기장을 찾아 응원한다고 아들은 전했다. 이 밖에도 적게 먹고, 하루 두 잔 적포도주를 마시는 식습관이 있다고도 했다.

바버리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했다. 19명의 대통령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으로는 해리 트루먼 대통령(재임 1945~1953년)을 꼽았고, 그리운 사람으로는 어릴적 돌아가신 부모님을 떠올렸다. 그는 "겨우 열 한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며 여전한 애틋함을 표현했다.

바버리의 일상을 취재한 WGN방송은 "미국 남성의 평균 수명은 78세로, 바버리는 어느 모로 보나 평범한 사람이 아닌 사람"이라면서도 "진정한 아메리칸 클래식"이라고 평가했다. 바버리가 살고 있는 시카고 남부 교외도시 사우스시카고하이츠는 그의 100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도로 일부를 '어거스트(어기) 바버리 명예 도로'로 명명하기도 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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