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말 많은 SRT 율현터널, 3년만에 전 구간 첫 점검 나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내에서 가장 긴 율현터널의 관통식이 지난 2015년 6월에 열렸다. [중앙포토]

국내에서 가장 긴 율현터널의 관통식이 지난 2015년 6월에 열렸다. [중앙포토]

 수서고속철도(SRT) 노선의 82%에 해당하는 국내 최장의 율현터널(50.3㎞) 전 구간에 대한 정밀안전진단과 점검이 시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철도시설공단, 5월 관련 용역 시행 #SRT 개통 3년만에 첫 전 구간 대상 #궤도뒤틀림, 부실시공 주장 등 관련 #신갈단층대는 정밀안전진단 진행 #나머지 구간에서는 정밀안전점검 #11월 말 종료, 연말 전 결과 예상 #

 2016년 말 개통 이후 거의 3년 만에 처음으로 궤도 뒤틀림 현상과 일부에서 제기하는 부실시공 의혹 등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이 같은 사실은 국내 철도 건설을 책임지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6일 국회 송석준 의원(자유한국당)에게 제출한 '율현터널 정밀안전진단 용역 개요'에서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율현터널 관련 용역은 전체 50.3㎞ 구간 중 1㎞를 제외한 49.3㎞에 대해 진행되고 있다. 사실상 전 구간인 셈이다. 이 중 신갈단층대 구간(21.2㎞)에 대해서는 정밀안전진단이 실시 중이다.

 나머지 28.1㎞ 구간은 정밀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용역은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와 한국건설안전기술사회가 맡고 있다. 용역은 다음 달 30일이 완료 예정으로 연말 안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궤도 뒤틀림의 원인 파악뿐 아니라 터널 전 구간에 대한 안전을 재확인하자는 취지로 용역 범위를 넓게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밀안전점검은 시설물의 현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고, 시설물이 현재의 사용요건을 만족시키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면밀한 외관 조사와 측정·시험장비를 활용한 조사를 말한다.

 반면 정밀안전진단은 시설물의 물리적ㆍ기능적 결함이 발견된 뒤 구조적 안전성과 결함의 원인 등을 조사ㆍ평가해 보수와 보강 등의 방법을 제시하는 행위를 말한다.

율현터널은 수서고속철도 길이의 80% 넘는 부분을 차지한다. [사진 SR]

율현터널은 수서고속철도 길이의 80% 넘는 부분을 차지한다. [사진 SR]

 즉 정밀안전진단은 이미 결함이 드러난 상태에서 그 원인과 대책을 찾기 위한 것이고, 정밀안전점검은 해당 시설물의 상태가 계속 사용하기 괜찮은지를 꼼꼼히 따져보는 조사인 셈이다. 모두 '시설물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서 시행한다.

 철도시설공단이 신갈단층대 구간에 대해 점검이 아닌 진단을 하는 이유는 지난 3월 초 율현터널에서 발견된 '궤도 뒤틀림' 현상 때문이다. <본지 4월 4일 보도>

관련기사

 궤도 뒤틀림은 선로가 상·하·좌·우로 휘는 현상으로 심할 경우 탈선 또는 전복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현상은 경기도 성남~용인 사이에 해당하는 수서역 기점 18㎞ 부근 지하에서 발생했으며, 구간은 약 300m가량이었다.

일본에서 발생했던 궤도 뒤틀림 현상. 심하면 열차 탈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뉴시스]

일본에서 발생했던 궤도 뒤틀림 현상. 심하면 열차 탈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뉴시스]

 이에 따라 철도시설공단과 코레일, 시공사 등은 긴급 보수공사를 하면서 한때 해당 구간의 고속열차 통과속도를 평소 시속 (170㎞)의 절반 가까운 시속 90㎞로 줄인 바 있다. 당시 궤도 뒤틀림 현상의 원인으로 ▶부실시공과 ▶신갈단층대 영향 두 가지가 거론됐다.

 이번 용역 결과, 궤도 뒤틀림의 원인이 부실시공으로 판명될 경우에는 보수공사를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신갈 단층대의 영향으로 확인되면 상당한 수준의 보강 공사가 불가피하다는 게 철도업계의 관측이다.

 앞서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는 율현터널의 기둥 일부와 시설물이 부실시공돼 안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한 바 있다.

 송석준 의원은 "율현터널에 대한 정밀안전진단과 점검에 이은 철저한 보완대책을 통해 수서고속철도를 둘러싼 안전 논란을 말끔히 씻어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