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국감장서 제 생각 말해…동료들 가슴에 생채기 남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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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 참고인 출석을 마친 뒤 페이스북에 "국감장에서 제 생각을 가감없이 말하다 동료들의 가슴에 생채기를 남겼다"고 적었다.

임 부장검사는 앞서 국감장에서 "검찰이 없어져도 할 말이 없을 만큼 내부가 난장판", "검찰의 죄가 많아 국민이 수사지휘권을 회수해 간다면 마땅히 내놓고 따를 수밖에 없다" 등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검찰이 거대 권력에 영합해 검찰권을 오·남용한다", "평검사들이 지휘권자와 인사권자의 지시와 명령에 따라 옳은 지시인지 아닌지 따지기보다 상급자의 지시를 관철시키는 데 전력하고 있다"며 검찰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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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부장검사는 국감장에서의 이런 발언에 대해 "국감장에서 제 생각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것이 국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고 가감없이 말하다가 동료들의 가슴에 생채기를 남겼다"며 "그래도, 제 생각과 다른 말을 할 수 없어서 솔직하게 말하고 왔다"고 적었다.

이어 "항명 파동을 일으키고, 징계를 받아 곳곳을 전전하며 검찰의 가장 초라한 현실을 눈으로 보고 느낀 한 생존자의 증언이 국민들과 동료들에게 잘 전달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임 부장검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촌평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윤 총장님이 검찰 간부들 중에는 강단과 기개가 있어 간부들 사이에서 빛나는 선배라고 생각합니다만,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때 국정원 간부들과 직원들에게 기소유예와 입건유예를 하는 등 수사결과 보도자료를 읽으며 현실을 잘 아는 검사로서 타협한 것에 한탄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가 부족해 교과서적인 검사상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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