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는 지금 전쟁터, 국감 미뤄달라" 국회에 읍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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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을 위해 다음 주로 예정된 국정감사를 미뤄달라고 국회에 직접 요청했다.

이 지사는 4일 도청에서 열린 '10월 공감·소통의 날' 행사에서 "지금 완전 전쟁터 아닙니까? 행정안전위원회 국회의원들께도 제가 도정은 열심히 하고 서면으로 열심히 보고할 테니, 현장 국감은 돼지열병 사태가 수그러진 뒤에 하거나 다음 기회로 미뤄주시도록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돼지열병 방역의 심각성을 호소했다. 그는 "일선에 나와 보면 정말 숨 쉴 틈도 없을 만큼 심각하다"면서 "국회의원들께서 현장의 어려움을 이해하시고 이번만큼은 돼지열병 방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각별히 배려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경기도는 오는 16일과 18일 각각 환경노동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을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김희겸 행정1부지사가 국회를 찾아 요청해 16일 환노위 국감 일정은 취소됐다.

도와 시군 지자체는 ASF 첫 확진 판정이 난 지난달 17일부터 최고 수준의 ASF 방역 체제 가동하고 있다.

이달 1일 하루 기준으로 도와 21개 시군 공무원 최소 1987명이 살처분 현장과 통제초소, 거점소독시설 등 방역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살처분 현장에 투입된 공무원만 해도 지난 3일 하루 360명을 포함, 연인원 2500명을 넘어섰다. 사실상 24시간 사투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현재 ASF 관련 업무에 투입된 공무원과 용역직원들은 모두 반복되는 야근으로 전쟁과 같은 상황을 겪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앞서 이 지사는 "자식처럼 기른 돼지를 살처분해야 하는 농장주인도, 그 업무에 투입된 공무원과 용역직원들도 모두 극한의 정신적 고통과 싸우고 있다"며 심리치료 지원 등 트라우마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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