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1개 의료기관 건보진료 ‘0’…강남 성형외과 341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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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를 한 번도 안 한 의료기관이 1800곳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용·성형 시술이 많은 성형외과 의원이 많다. 서울 강남 지역에 많다.

“비급여 진료 부당청구 조사해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정숙 의원이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보 진료비 청구가 ‘0’인 의료기관이 전국 1811곳으로 집계됐다. 전체 의료기관 6만7624곳의 2.7% 수준이다. 의료기관당 평균 청구 건수가 1만2933건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일반 의원급이 1461곳으로 가장 많았고 한의원(204곳), 치과 의원(126곳) 순이었다.

의원급만 따로 살펴봤더니 전국 성형외과 954곳 가운데 614곳이 이러한 경우에 해당했다. 성형외과 의원 3곳 중 2곳(64.4%)은 건보가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만 한다는 의미다. 건보 청구가 없는 비뇨의학과·외과·전문과목 미표시 의원 등과 비교했을 때 훨씬 높은 비율이다.

특히 건보 청구 건수가 ‘0’인 성형외과 의원은 서울 강남 지역에 몰려있었다. 서울 강남구가 302곳, 서초구는 39곳으로 나타났다. 두 지역에만 건보 청구가 없는 성형외과의 절반 이상(55.5%)이 있는 셈이다. 이는 비급여 미용·성형 시술이 활발한 강남 성형외과 의원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장정숙 의원은 “건보를 청구할 경우 각종 심사나 현지 확인 조사 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비급여 진료를 한 것처럼 속여 비용을 받을 수도 있다. 부당행위가 의심되는 곳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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