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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선수·시민 모두 즐기며 가요 100년간 개척해온 스포츠 강국으로의 길

중앙일보

입력

지난 2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전 기계체조 남자 일반부 도마 경기에서 우승한 ‘도마의 신’ 양학선. 이번 전국체전 체조 종목은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체조선수권 일정과 겹쳐 사전 경기로 열렸다.

지난 2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전 기계체조 남자 일반부 도마 경기에서 우승한 ‘도마의 신’ 양학선. 이번 전국체전 체조 종목은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체조선수권 일정과 겹쳐 사전 경기로 열렸다.

오는 10월 4일은 100년을 이어온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이 7일간의 여정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제100회 전국체전은 10일까지 개최지인 서울 잠실주경기장 등 73개 경기장에서 열리죠. 고등부·대학부·일반부로 나뉘어 47개 종목(정규45, 시범2)으로 약 3만여 명(17개 시·도 및 18개 해외동포 선수단, 임원)이 참여합니다. 이어서 열리는 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는 10월 15일부터 19일까지 5일간 30개 종목 9000여 명(선수·임원·보호자)이 참여하고요.

100년 동안 이어져 온 전국체전

제1회 전국체육대회인 제1회 전조선야구대회 개회식에서 시구하는 애국지사 이상재(오른쪽)옹. [대한체육회]

제1회 전국체육대회인 제1회 전조선야구대회 개회식에서 시구하는 애국지사 이상재(오른쪽)옹. [대한체육회]

전국체전은 1920년 서울 배재고보(배재고등학교)에서 열린 '제1회 전조선야구대회'를 효시로 해요. 조선체육회가 주최한 단일 종목 전국대회였는데 서울 소재 팀만 출전했죠. 2회에는 평양·정주·동래 등 지방팀이 참여하고 종목도 야구·정구·축구로 늘어났어요. 5회에는 육상경기가, 6회에는 빙상경기가 추가됐죠. 회를 거듭하며 종목이 더해지거나 빠지거나 했는데, 1934년 제15회 대회에 이르러 전조선종합경기대회라는 이름으로 육상·축구·야구·농구·정구 경기를 실시, 종합체육대회의 면모를 갖춥니다.

일제로부터 해방된 1945년 열린 자유해방경축 전국종합경기 대회는 제26회 전국체육대회이기도 하다. [대한체육회]

일제로부터 해방된 1945년 열린 자유해방경축 전국종합경기 대회는 제26회 전국체육대회이기도 하다. [대한체육회]

중·일전쟁이 벌어진 1937년에는 종합경기대회의 축구선수대회라는 이름으로 제19회 대회를 열었어요. 일제의 탄압으로 1938년 조선체육회가 해체된 후에도 대회 명맥을 유지했지만 일본 명치신궁대회 때 응원단 소란사건의 책임을 지고 1941년 제22회 대회가 중지됐죠. 일제로부터 해방된 1945년 10월, 자유해방경축 전국종합경기대회라는 이름으로 부활합니다. 남과 북이 마지막으로 함께했던 이 대회엔 10개 종목 4100여 명의 선수가 참여해 대성황이었죠. 빙상 대회도 부활한 1946년 개최된 제27회 대회는 대한체육회(KOC)의 발족을 앞둬 '조선 올림픽 대회'라고 불리기도 했어요. 전국체육대회란 이름이 붙여진 건 1948년 제29회 때죠. 이때 최초로 시도별 대항전이 열렸어요.

한국전쟁 중인 1951년에도 전남 광주에서 제32회 전국체육 대회가 열렸다. 사진은 개회식 모습.[대한체육회]

한국전쟁 중인 1951년에도 전남 광주에서 제32회 전국체육 대회가 열렸다. 사진은 개회식 모습.[대한체육회]

제31회 전국체전은 한국전쟁으로 인해 중단됐습니다. 부산으로 피난 갔던 대한체육회는 갖은 방법을 통해 전국의 체육인들에 연락해 전쟁 중인 1951년 10월 전남 광주에서 32회 대회를 열죠. 15종목에 2200여 명이 참가해 전쟁 중에도 희망을 전했어요. 역도에선 세계신기록도 나왔죠. 이때를 제외하고 계속 서울에서 열리던 전국체전은 제38회 대회를 부산에서 열며 지방 순회의 문을 엽니다. 규모도 점차 커지죠.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제44회 대회부터는 선수단 규모가 1만 명을 넘었어요. 1984년 제65회 대회부터는 88서울올림픽을 위해 올림픽 경기 종목, 국제경기 방식을 채택했죠.

1985년 제66회 전국체전 개최 후 11년 만에 강원도(춘천·원주·강릉·속초)에서 열린 제77 회 대회에서는 최초로 마스코트 ‘달곰이’가 등장합니다. 이후 야간 개회식이 열리는가 하면(78회), 인터넷으로 경기 정보를 제공(80회) 하고, 17만여 명의 범시민지원단을 모집(88회) 하기도 하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탄소중립 전 국체전을 추진(89회)했어요. 전국체전 사상 최 초로 항공스포츠 경기를 연 제90회 대회에서 는 세계신기록 1, 한국신기록 45, 대회신기록 301개 등 347개 기록이 쏟아졌죠. 1981년 시작된 장애인전국체전이 전국체전과 같은 해, 같은 곳에서 열리게 된 건 2015년부터고요.

100번째 전국체전 이모저모

제99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남자 일반부 자유형 400m 결승 경기에서 3분 52초 97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박태환 선수는 2년 연속 5관왕을 차지했다.

제99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남자 일반부 자유형 400m 결승 경기에서 3분 52초 97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박태환 선수는 2년 연속 5관왕을 차지했다.

100년 동안 다양하게 발전해 온 전국체전은 제100회 대회를 전국체전 최초 개최지이기도 한 서울에서 진행됩니다. 1986년 제67회 대회 이후 33년 만이죠. 서울시는 전국체전 최초로 17개 시·도를 순회하는 성화 봉송을 마련했어요. 총 거리도 2019km로 가장 길고 주자도 1100명이나 되며 봉송 기간도 13일로 전국체전 역대 최대 규모죠. 2019km는 전국체전 100주년인 올해를, 1100명은 천만 서울시민과 전국체전 100주년을 더한 숫자를 의미해요.

성화는 채화경을 사용해 하늘로부터 얻은 불씨로 불을 지펴 대회가 열리는 것을 알리는 상징적인 행사죠. 올림픽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1955년 제36회 전국체전에서 처음 시작했어요. 1936년 베를린올림픽 때 성화 점화를 보고 감명받은 이상백 박사가 단군신화의 전설이 깃든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에서 채화해 성화를 도입할 것을 제의했죠. 당시 37구간에서 37명이 나선 성화 봉송의 최종 주자는 베를린올림픽에서 마라톤을 제패한 손기정 선수였습니다.

지난 22일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독도, 대한체육회 공식 성화 채화 장소 마니산 참성단, 평화‧통일의 메시지를 전하는 임진각, 해가 가장 늦게 지는 마라도에서 각각 성화를 봉송하기로 했는데요.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독도‧임진각‧마라도 특별 채화는 26일로 연기돼 진행했어요. 마니산 성화는 천안 아우내장터, 전주 한옥마을, 부산 요트, 춘천 소양강 등 20곳의 전국 명소를 8일간 돌아 29일 서울에 입성한 뒤 서울광장에서 독도‧임진각‧마라도 성화와 합화하죠. 이는 국민 모두가 하나 되는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의미합니다. 하나가 된 전국체전 성화는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에서 채화한 장애인전국체전 성화와 나란히 개최지인 서울시 25개 자치구를 순회한 후 10월 4일 잠실 주경기장에 도착해 대회 기간 내내 불을 밝히죠.

4년마다 돌아오는 올림픽을 기다리는 이유 중 ‘이번 올림픽 개회식은 어떨까’ 하는 기대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전국체전부터 장애인체전까지 총 4차례의 개·폐회식을 잇는 키워드는 ‘몸‧춤‧소리‧빛’입니다. 100회 전국체전 개‧폐회식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음악감독을 맡았던 원일 총감독이 연출하죠. 평창동계올림픽 연출진도 대거 참여해 ‘몸의 신화, 백년의 탄생’을 주제로 약 20분간 대형 공연을 펼칠 예정입니다. 개회식장인 잠실종합운동장에 울려 퍼질 애국가는 임오경·심권호·여홍철 등 전·현직 대표선수 30명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스포츠합창단’이 부르고요. 한류스타 X1·김연자·마마무 등의 축하공연과 불꽃축제도 진행됩니다. 10월 14일 폐회식에 이어 15일 열리는 장애인전국체전 개회식에서는 월드스타 싸이의 축하공연이 열려요. 개회식 주제는 ‘뛰는. 심장. 소리. 너머.’입니다. 개회식 및 시각장애인 참가종목 8개 대상으로 시각장애인 현장해설도 지원하죠.

지난 26일 독도 경비대 헬기장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전 성화 채화 행사에서 허원석 독도 경비대장이 성화를 봉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6일 독도 경비대 헬기장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전 성화 채화 행사에서 허원석 독도 경비대장이 성화를 봉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체전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는 체육계 원로와 미래 꿈나무, 대한민국 대표 스포츠 스타와 새터민, 장애인 등 총 10명이 공동으로 나서는데, 최종 주인공은 개회식 당일 현장에서 공개됩니다. 서울시는 제100회 전국체전 성화의 불꽃과 염원이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유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88올림픽 성화와 함께 영구 보존하기로 했죠. 다양한 종목 경기 외에도 10월 20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서울광장‧광화문광장 등지에서 서울시향 특별공연, K-POP 축제 ‘2019 서울뮤직페스티벌’, 9개국 42단체가 참가하는 ‘서울거리예술축제 2019’ 등 25개 문화행사가 열리는 ‘서울문화체전’도 마련됩니다.

50주년 전국체전 때처럼 기념우표도 발행됐죠. 총 65만6000장의 기념우표엔 전국체전 엠블럼과 잠실종합운동장, 선수들이 손을 포개 승리와 화합을 다짐하는 모습을 담았어요. 전국체전 사상 최초로 한국은행 기념주화(은화)도 선보였고요. 전국체전의 효시인 제1회 전조선야구대회를 따 야구장 내야를 형상화한 마름모꼴로 제작된 1만 개 기념주화의 액면 금액은 3만원이에요. 주화 앞면엔 첫 종합경기대회 종목인 야구‧축구‧정구‧농구‧육상 선수들의 역동적인 경기 모습을, 뒷면엔 대회 엠블럼을 새겼죠.

‘2018 창원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여자 10m 공기소총 결선경기에서 총점 251.1점으로 1위를 기록해 금메달을 획득한 임하나 선수.

‘2018 창원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여자 10m 공기소총 결선경기에서 총점 251.1점으로 1위를 기록해 금메달을 획득한 임하나 선수.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육상 100m(T36) 결선에서 전민재 선수가 14초98을 기록, 200m(T36)에 이어 100m(T36)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육상 100m(T36) 결선에서 전민재 선수가 14초98을 기록, 200m(T36)에 이어 100m(T36)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쏟아질 각종 기록에도 기대가 큽니다. 특히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국가대표 선수들의 전력을 미리 점검하고, 메달 가능성도 엿볼 수 있는 무대기도 하거든요. 지난해 전국체전 사격 2관왕에 오른 임하나 선수, 98회 대회 때 세계신기록을 쏜 사격 베테랑 진종오 선수가 눈길을 끌고요. 그동안 전국체전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딴 태권도의 이대훈 선수, 2017년 소년체전 4관왕에 이어 지난해 육상 여고부 2관왕 성하원 선수, 2년 연속 5관왕을 차지한 수영의 박태환 선수가 몇 개의 메달을 더할지도 관심사죠. 장애인전국체전에서는 여자 육상 전민재 선수의 16년 연속 3관왕 달성 여부가 주목받습니다. 전국체전 우승 횟수 34회에 빛나는 서울의 최종 순위와 더불어 17년 연속 우승 기록을 보유한 경기도의 독주가 계속될지도 궁금하네요.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사진=대한체육회‧중앙포토


마스코트 ‘해띠’와 ‘해온’

전국체전 마스코트 해띠는 서울의 상징인 ‘해치’에 친한 친구라는 뜻의 순우리말 ‘아띠’를 붙여 친구와 함께 즐기는 축제란 의미를 담았어요.

장애인전국체전 마스코트 해온은 해치에 즐거움이란 뜻을 지닌 순우리말 ‘라온’을 붙여 대회를 즐거운 축제로 즐기자는 마음을 담았어요.

대한체육회

조선체육회는 1919년 3월 1일 독립선언의 영향을 받은 도쿄 유학생과 황성기독청년회 운동부 소속 체육인들이 중심이 돼 1920년 설립한 체육기관입니다. 국민을 건강하게 만들어 새롭게 깨우친다는 ‘건민(健民)’을 이념으로 했죠. 단일 종목 대회인 제1회 전조선야구대회를 전국체전의 기원으로 삼는 건 이러한 조선체육회의 창립 정신과 전통을 이어받는다는 뜻입니다. 1938년 7월 일제에 의해 강제 해산된 뒤 1945년 11월 해방과 함께 부활했죠. 1948년 9월 대한체육회 및 대한올림픽위원회(KOC)로 개칭했고 1954년 3월 사단법인 대한체육회가 됐습니다. 2016년 국민생활체육회와 통합해 학교체육‧전문체육‧생활체육의 벽을 허문 대한체육회(Korean Sport & Olympic Committee‧KSOC)의 주요 사업은 스포츠 활성화 기반 조성, 참여 확대, 국제스포츠 경쟁력 강화 등이죠.

전국체육대회 경기종목

구분

종 목 내 역

정식(45)

기록경기

기록종목(22)

골프, 궁도, 근대5종, 댄스스포츠, 롤러, 볼링, 사격, 산악, 수상스키·웨이크보드, 수영, 승마, 양궁, 에어로빅, 역도, 요트, 육상, 자전거, 조정, 철인3종, 체조, 카누, 핀수영, (우슈 투로)

토너먼트경기

단체종목(8)

농구, 럭비, 배구, 세팍타크로, 야구소프트볼, 축구, 하키. 핸드볼, (수구)

개인단체(8)

검도, 바둑, 배드민턴, 스쿼시, 정구, 탁구, 테니스, 펜싱

체급경기(7)

당구, 레슬링, 복싱, 씨름, 우슈(산타), 유도, 태권도

시범(2)

택견, 보디빌딩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경기종목

구분

종 목 내 역

선수부(27)

골볼, 농구, 당구, 댄스스포츠, 휠체어럭비, 론볼, 배구, 배드민턴, 보치아, 볼링, 사격, 사이클, 수영, 양궁, 역도, 요트, 유도, 육상, 조정, 축구, 탁구, 태권도, 휠체어테니스, 파크골프, 펜싱, 카누(전시), 트라이애슬론(전시)

동호인부(18)

게이트볼, 농구, 당구, 댄스스포츠, 휠체어럭비, 론볼, 배드민턴, 볼링, 사이클, 수영, 역도, 육상, 조정, 축구, 탁구, 파크골프, 슐런(전시), 쇼다운(전시)

※자세한 경기 일정 및 경기장은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홈페이지 참조, 관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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