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 자녀들에 술꾼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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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술꾼이 있는 집안에서 술꾼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앙대의대 신경정신과교실 이길홍교수팀이 최근10년 간 알콜중독증세로 정신과에 입원한 환자85명의 가족력을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부모가 알콜중독의 경험이 있는 33명은 알콜중독 때문에 그동안 입원한 횟수가 평균 3회로 그렇지 않은 환자군(52명)의 평균1·7회보다 훨씬 많았다.
또 술을 배우는 평균연령도 알콜중독에 대한 가족력이 있는 환자들이20·3세로 양친에 알콜중독문제가 없는 환자들(22·6세)보다 2년 이상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술도 식생활습관의 하나로 가정에서 큰 영향을 받거나 체질적 유전성이 있음을 뜻하며 알콜의존·남용의 경험이 있는 부모를 가진 자녀들이 일반인들에 비해 4배 이상 알콜중독에 빠질 위험을 안고 있다는 미국의학계의 보고를 유의성 있게 뒷받침하는 것이다.
조사결과 특히 가족력이 있는 알콜중독자들이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18%에 달한 반면 가족력이 없는 환자들은 우울증을 호소하는 예가 없어 큰 대조를 보였다.
알콜중독자들은 또 ▲54%가 술을 마시고도 마시지 않았다는 등 어떤 사실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며 ▲27%는 자기의 잘못을 직장상사·동료·부모·친지에 돌리는 등 책임의식의 결핍을 보였고 ▲13%는 자기합리화를 밥먹듯 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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