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어 파는 조개젓 먹지 마세요” 44개 제품서 A형 간염바이러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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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젓 [중앙포토]

조개젓 [중앙포토]

시중에서 판매되는 조개젓 44개 제품이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문제가 됐던 중국산 수입 조개젓 뿐 아니라 국내 제조 제품도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유통 중인 ‘조개젓’ 제품 총 136건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44건의 제품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돼 회수ㆍ폐기 조치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수거ㆍ검사는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 결과 A형 간염 유행의 원인을 ‘조개젓’으로 확정한데 따라 국내 유통제품에 대한 식품 안전관리 강화 차원에서 실시한 것이다. 식약처는 지난 9월 11일~25일 국내 제조ㆍ수입 조개젓 제품 총 136건을 대상으로 실시 수거ㆍ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A형 간염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44건의 제품에 사용한 원료의 원산지는 국산 30건, 중국산이 14건으로 확인됐다. A형 간염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44개 제품에 대해서는 회수ㆍ폐기 조치했다. 문제 제품은 식품안전나라(www.foodsafetykorea.kr) 홈페이지>위해ㆍ예방>국내식품 부적합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재래시장ㆍ마트 덜어서 파는 조개젓 섭취하지 말아야

정부는 시중에 유통 중인 일부 제품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자 원료 생산단계에서부터 조개젓 제품 제조단계까지 사전 안전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양수산부는 생산단계에서의 안전성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하여 조개 채취지역에 대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식약처와 질병관리본부는 “소비자에게 조개류 는 반드시 익혀먹고, 조개젓 제품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거나, 재래시장ㆍ마트 등에서 덜어서 구입해 안전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섭취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식약처는 “국내 제조업체의 원료, 용수, 종사자 위생관리 등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국내 완제품 ‘조개젓’에 대해서는 영업자가 식약처 공인검사기관에 검사를 의뢰해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았음을 입증해 확인되는 경우에만 유통ㆍ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검사명령’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입 제품에 대해서는 현행과 같이 수입검사 강화조치를 유지해 A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된 제품이 유통ㆍ판매 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조개젓은 올해 A형 간염 바이러스 대유행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올해 A형간염 환자는 6일 기준 1만4214명으로 지난해(1818명) 대비 7.8배 급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1일 A형간염 유행의 주요 원인이 조개젓임을 확인하고 안전성이 확인될때까지 조개젓 제품 섭취를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8월까지 확인된 A형간염 집단발생 26건 조사결과 21건(80.7%)에서 조개젓 섭취가 확인됐고, 수거가 가능한 18건의 조개젓 검사결과  11건(61.1%)에서 A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 이중 유전자 분석을 시행한 5건은 환자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와 조개젓에서 검출된 바이러스 유전자가 같은 근연관계(유전자형에 따라 유전적 거리가 가까운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심하면 사망 이르는 A형 간염, 예방하려면

A형간염은 A형간염바이러스에 노출 된 후 15일∼50일, 평균 28일 후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 심한 피로감, 식욕부진, 메스꺼움,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황달이 동반되기도 한다. 소아는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없거나, 경증으로 앓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성인의 경우 70%이상 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전격성 간염으로 사망할 수 있다. A형간염은 주로 감염된 환자의 분변에 오염된 손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접촉해 전파된다. 또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해 감염될 수 있습니다. 감염된 환자의 혈액을 수혈 받거나, 혈액 노출되었을 때 등 혈액을 매개로한 감염도 가능하다.

A형간염 예방을 위해서는 손 씻기, 음식 익혀먹기, 물 끓여 마시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한다. 용변 후, 음식 취급 전, 환자를 돌보거나 아이를 돌보기 전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손을 씻는다. 또 다른 예방법으로는 예방접종이 있는데, A형간염에 걸린 적이 없거나, A형간염 면역이 없는 경우  6∼1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해 면역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올해 국내 A형간염 유행과 관련하여서는 유행의 주요원인이 바이러스에 오염된 조개젓으로 확인돼 A형간염에 대한 항체가 없다면 조개젓 섭취시 주의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조개를 반드시 익혀 먹을 것을 권고한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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