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새 광화문광장 시기 연연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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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광화문광장 투시도. [연합뉴스]

광화문광장 투시도. [연합뉴스]

서울시가 내년 1월로 예정됐던 광화문광장 재조성 착공 시기를 연기한다. 설계안(투시도)도 전면 재검토한다. 이에 따라 당초 목표로 한 2021년 5월 완공 시점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착공과 준공 시기, 설계안은 시민·전문가, 관계부처 등과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시, 19일 재구조화 계획 변경 밝혀 #“설계안도 시민·관계부처 협의”

박원순 서울시장은 19일 서울시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변동 계획을 발표했다. 박 시장은 “시기에 연연하지 않겠다. 착공과 준공 시기는 시민, 관계부처 등과의 소통·공감의 결과를 따르겠다”고 말했다. 기존의 공모에서 당선된 설계안도 전면 재검토한다고 덧붙였다. 광장 재조성에 대해 행정안전부와 일부 시민단체가 반발하자 한발 물러선 것이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 전 착공할 경우 도로 통제, 먼지 비산 등으로 인한 여론 악화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지난달 말 문재인 대통령, 진영 행안부 장관과 만난 대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이 같은 발표 배경엔 정부와의 공감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시민과의 소통, 교통 불편에 특별히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관계 부처 간 협력이 중요하고, 정부·서울시와 논의기구를 만들어 이야기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과도 만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는 시민과 소통을 확대하면서 진행하자. 중앙정부도 협력하겠다”는데 합의했다고 한다.

서울시의 이날 발표에 대해 행안부 측은 “서울시가 시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교통난 해소 대책을 마련한다면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상봉 서울시민연대 대표는 “착공 시기를 늦춘 점은 환영한다”면서도 “박 시장 임기 내에 성과를 보여주려고 고집하지 말고, 5~10년이 걸리더라도 어떻게 하면 광장을 잘 ‘활용’할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와대가 힘을 실어주면서 정부 협력이 강화되고, 시민 목소리가 폭넓게 반영돼 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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