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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담비가 부른 삼성 아몰레드송 기억하나요

중앙일보

입력

지난 7일 LG전자가 유튜브에 공개한 OLED(올레드) TV 상업광고(CM) 영상이 사흘 만에 조회 수 30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 (9일 오후 6시 35분 기준). 1분 15초 분량의 CM에서 LG는 “백라이트가 필요한 LED TV는 흉내 낼 수 없다.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나는 건 OLED TV뿐”이라고 주장한다. 다분히 삼성전자의 QLED TV를 겨냥한 대목이다.

OLED와 QLED TV가 어떻게 실제로 다르길래 LG전자가 동영상까지 만들어 삼성을 공격하고 나선 걸까. 일단 백라이트 없이 빛나는 건 OLED TV뿐이라는 LG전자의 설명은 사실이다. 삼성전자가 2016년부터 판매하고 있는 QLED TV는 본래 기술 용어인 ‘QLED’(양자점 발광다이오드)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기술 용어상으로는 양자점 발광다이오드는 빛을 내는 소자로 양자점(퀀텀닷)을 사용해야 하는데, 삼성의 QLED는 백라이트가 있어야 빛을 내는 액정(LCD) 패널을 쓴다.

삼성 QLED는 LCD 패널에 백라이트 덧댄 TV 

LCD 패널에 빛을 낼 목적으로 LED 백라이트 유닛(BLU)을 붙이고, 그 위에 퀀텀닷(QD) 필름을 덧대 색 재현율을 끌어올린 제품이 삼성의 QLED TV다. QLED TV용 패널로는 삼성디스플레이 제품뿐 아니라 대만산 LCD도 쓰이고 있다.

삼성 TV에 쓰이는 중화권 LCD 패널 비중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삼성 TV에 쓰이는 중화권 LCD 패널 비중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에 비해 LG의 올레드 TV는 자발광 소재로 패널을 만들었기 때문에 당연히 백라이트가 없다. 전기가 흐르면 유기 물질이 스스로 빛을 내는 구조다. 백라이트의 유무는 얼마나 TV를 얇게 만들 수 있느냐로 연결되는데, 그래서 두께 면에선 LG가 삼성 대비 우세할 수밖에 없다. 통상적으로 백라이트의 두께는 10㎜, 아무리 슬림한 제품이라도 5㎜는 된다.

소모 전력 면에서도 OLED가 상대적으로 효율적이라는 통계가 있다. 지난 7월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올해 등록된 스마트 TV(201종) 가운데 에너지효율이 낮다고 평가되는 ‘5등급’ 모델이 29종, 이 가운데 삼성 QLED가 14종(18%)으로 조사됐다. LG전자 올레드 TV는 3종으로 집계됐다.

LCD TV가 전력 효율이 불리한 이유는 TV가 켜져 있는 한 백라이트가 계속 켜져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백라이트는 LCD가 사용하는 소비 전력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화질 차이보다 제품 신용도의 문제 

그렇다고 LG전자의 올레드가 마냥 우수하다고 볼 순 없다. 올레드는 스스로 빛을 내지만, 이로 인해 화면에 잔상이 남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술 용어로 ‘번 인’이라고 하는 잔상은 올레드 TV의 내구성을 손상할 수 있다.

일반 소비자가 화질 면에서 LCD와 OLED 차이를 구별하기 힘들다는 측면도 있다. 삼성의 QLED는 LED를 사용하기 때문에 ‘밝기’를 표현하는 측면에선 올레드 대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10년 전인 2009년에는 삼성이 OLED의 우수성을 앞장서서 주장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10년 전 삼성은 ‘아몰레드’ 우수성 강조 

지금은 OLED로 통칭하지만, 당시는 삼성전자가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를 영어 그대로 읽은 ‘아몰레드’를 CM송으로 만들어 마케팅 해 화제를 모았다.
“난 스스로 빛나는 걸(Girl)” “난 자체 발광” 같은 가사로 LCD와 비교해 OLED의 장점을 내세우기도 했다. 추억의 이 CM송은 '용감한 형제'가 노랫말을 지었고, 작곡도 같은 이가 했다.

" 내 강렬한 선명함에 눈이 부실지 몰라

 어두운 눈동자가 활짝 열릴지 몰라

 난 스스로 빛나는 걸(girl)

 Just bling like silver & gold

 (AMOLED) Vivid like rainbow" 

-손담비&애프터스쿨 ‘아몰레드’ 가사 중 일부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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