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구호품 … 쏟아지는 온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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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18일 오전 10시 강원도 인제군 덕산리 입구에서 세 명의 여성 자원봉사자가 안타까움에 탄식을 내뱉었다. 이 지역은 집중호우로 100여 가옥 중 성한 곳이 10곳 남짓할 정도로 큰 피해를 봤다. 인근 교회에서 수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는 자원봉사자들은 "내 가족의 일인 양 마음이 아프다"며 복구 지원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덕산리 마을 안쪽에서는 농산물품질관리원 소속 40여 명이 굵은 땀방울을 닦아내며 복구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춘천에서 왔다는 윤승기(54)씨는 "몸은 힘들지만 직접 피해를 본 사람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며 손놀림을 이어갔다.

폭우로 만신창이가 된 강원도 지역에 도움의 손길이 속속 닿기 시작했다. 인제군의 경우 18일 현재 58개 단체 16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나섰고, 이 중 300여 명이 이미 복구 작업에 투입됐다.

종교계도 봉사 행렬에 동참했다. 서울역에서 무료 배식을 해 온 예수사랑 선교회 소속 회원 10명은 이날 덕산리에서 돼지고기볶음과 된장국으로 식사를 마련해 150여 명에게 점심 배식을 했다. 조계종은 강원도 진부면 일대에 긴급재난봉사대 120명을 파견했고 교구 본사 및 홈페이지를 통해 구호금품을 모으기로 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는 구호품과 식료품 200상자를 지원하고 서울카리타스봉사단을 원주에 급파했다.

기업들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삼성은 인제.평창 등지에 긴급구호물품 5000세트(1억원 상당)를 지원하고 긴급구호 차량 14대를 투입해 복구를 돕고 있다. LG전자는 평창.인제지역에 수해 서비스 장비를 갖춘 차량 4대와 30여 명의 기술자를 지원했다. SK텔레콤은 인제.영월 등 강원도 35개 지역에 긴급구호물품 950세트와 라면 등 비상식량을 전달했다. KTF 등 이동통신사들은 피해지역 주민들의 휴대전화 요금 감면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인제=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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