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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단골집|『용 금 옥』<서울 중구 다동>|곱창 곤 물에 통째 끓인 추어탕 맛은 일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술을 별로 많이 마시지 않으나 술꾼들이 좋아하는 얼큰한 음식을 좋아하고 담백한 것도 즐기는 편이다.
식성이 이렇게 된 것은 어렸을 때부터 형님들을 따라 서울 중구 다동에 있는 용금옥(777-1689)에서 추어탕 (추탕)올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아닌가 생각된다. 그후 40여년간 계속해서 용금옥의 단골이 되었으니 필자의 식성은 용금옥에서 길들여졌다고 볼수 있겠다.
용금옥은 원래 현재 여주인의 시어머니 되시는 분이 무교동에서 개업했는데 다동으로 이전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다 9년전 시어머니가 작고한 후 며느리가 대를 이어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어떻게 끓이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 지 방마다 상당한 차이가 있다. 경상도식 추어탕은 된장에 우거지를 넣고 미꾸라지를 갈아서 만들지만 서울의 추어탕은 곱창을 푹 곤 국물에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어서 끓이는 것으로 경상도 식과는 전혀 맛이 다르다.
용금옥의 추어탕은 또 독특한 비법에다 주인의 맛깔스런 솜씨가 가미되어 그맛은 다른 어느 것에 비길데 없이 훌륭하다.
그러나 요즈음 용금옥이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돼 철거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어 안타깝기 짝이 없다. 전에 용금옥의 라이벌(?)로 명성을 날렸던 숭인동의 형제 주점이 없어져 서울 토박이들을 서운하게 만들었는데 용금옥만큼은 서울 토박이들의 전통 음식으로 대를 이어 계속 번창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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