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일자리 달라" 바그다드서 폭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7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도심에서 1일 오전(현지시간)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3백여명의 시위대가 경찰서와 내무부 건물을 습격하고 경찰차에 불을 지르는 등 폭동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 총격전이 30여분간 계속됐으며, 내무부 여직원 한명과 경찰관.시위대 수명이 부상했다.

외신들은 "일반 시민들이 총을 든 폭도로 돌변했다"며 "대낮에 경찰과 시위대가 바그다드에서 정면충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폭동은 1백여명의 실업자들이 생계유지를 위한 일자리를 요구하며 시작됐다. 이들은 외국인 기자들이 다수 머물고 있는 시내 팔레스타인 호텔 바로 근처 경찰서를 시작으로 내무부 건물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처음 1백여명이던 시위대는 인근 주민이 가세해 3백여명으로 불어났다.

시위대는 경찰 당국이 지난 7월 실업난 해소의 한 방편으로 경찰 공개모집을 약속했으나 전혀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경찰은 두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1백20달러(약 14만원)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경찰지원서 제출 과정에서 경찰에게 상납한 뇌물만도 상당액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BBC와 CNN 방송은 시위대가 시내를 돌아다니며 경찰서에 돌을 던지고 차량 두대에 불을 지르면서 경찰과 충돌, 최소한 민간인 한명과 여러 명의 경찰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경찰은 시위대가 총기를 사용하는 등 폭동이 확산될 기미가 보이자 당초 시위대를 향해 공포탄만 발사하도록 했던 방침을 바꿔 응사에 나섰다.

한편 이라크 주둔 미군은 최근 치안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바그다드 시내의 통행금지 시작 시간을 1시간 늦춰 자정부터 오전 4시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미군 대변인은 새로운 통금시간이 1일 오전부터 시행됐다고 전했다.

바그다드=서정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