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당황스럽다"는 조국…사퇴 없이 청문회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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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출근길에서 "검찰 수사가 개시돼 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담담히 인사청문회 준비에 임하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검찰 수사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 수사 당황스럽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검찰 수사가 개시돼서 좀 당황스럽다"며 "저희 가족들은 검찰 수사에 성실히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 오전 수십 곳에 달하는 전방위적 압수수색을 통해 조 후보자에 대해 제기된 대부분의 의혹을 겨냥했다.

검찰은 최고 수준의 보안을 유지하며 청와대나 법무부에 사전보고 없이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를 법무부 소속의 청문회 준비단 검사들이 돕고 있는 만큼 수사 상황이 흘러나가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 후보자는 출근길 도중 "압수수색을 당했다"는 친인척의 전화를 받고 검찰의 강제수사 착수 소식을 알았다고 한다.

"담담히 청문회 임할 것"…조국, 사퇴 없이 간다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적법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온 조 후보자는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검찰 수사를 통해 모든 게 밝혀질 것"이라며 "인사청문회 통해서 제가 드릴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도 사퇴 없이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조 후보자는 '검찰 수사로 인해 답변하기 어렵다'며 방탄용으로 청문회에 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제가 할 말은 다 드릴 것"이라며 "(증인으로) 출석해서 말씀하실 분들은 그분들 선택에 달려 있다고 본다. 제가 왈가왈부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통해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압수수색 소식이 알려진 이후 야권에선 이번 검찰 수사 착수가 여권과 사전에 조율된 '방탄용 수사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조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답변을 회피할 명분을 줬다는 것이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대학 및 기관 등이 검찰 수사를 이유로 국회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1시간 늦게 출근…사무실엔 응원 화환도 등장  

28일 오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앞에서 조 후보자 지지자와 보수단체 회원들이 피켓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뉴스1]

28일 오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앞에서 조 후보자 지지자와 보수단체 회원들이 피켓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뉴스1]

조 후보자는 이날 평소보다 1시간가량 늦은 11시쯤 자신의 소형 SUV 차를 타고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도착했다. '왜 평소보다 늦었느냐'는 질문엔 "특별한 건 없다"고 답했다.

이날 조 후보자를 응원하는 화환과 꽃바구니 등이 조 후보자 사무실로 배달되는 모습이 취재진에 목격되기도 했다. 준비단 사무실 인근에선 보수단체의 '조 후보자 사퇴' 집회와 조 후보자 지지자들의 '힘내세요'란 응원 집회가 동시에 열려 눈길을 끌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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