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출근길에서 "검찰 수사가 개시돼 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담담히 인사청문회 준비에 임하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검찰 수사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 수사 당황스럽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28/1a056c03-228c-4b96-8ee4-1854f0d9fd28.jpg)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검찰 수사가 개시돼서 좀 당황스럽다"며 "저희 가족들은 검찰 수사에 성실히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 오전 수십 곳에 달하는 전방위적 압수수색을 통해 조 후보자에 대해 제기된 대부분의 의혹을 겨냥했다.
검찰은 최고 수준의 보안을 유지하며 청와대나 법무부에 사전보고 없이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를 법무부 소속의 청문회 준비단 검사들이 돕고 있는 만큼 수사 상황이 흘러나가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 후보자는 출근길 도중 "압수수색을 당했다"는 친인척의 전화를 받고 검찰의 강제수사 착수 소식을 알았다고 한다.
"담담히 청문회 임할 것"…조국, 사퇴 없이 간다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적법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온 조 후보자는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검찰 수사를 통해 모든 게 밝혀질 것"이라며 "인사청문회 통해서 제가 드릴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도 사퇴 없이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조 후보자는 '검찰 수사로 인해 답변하기 어렵다'며 방탄용으로 청문회에 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제가 할 말은 다 드릴 것"이라며 "(증인으로) 출석해서 말씀하실 분들은 그분들 선택에 달려 있다고 본다. 제가 왈가왈부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통해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압수수색 소식이 알려진 이후 야권에선 이번 검찰 수사 착수가 여권과 사전에 조율된 '방탄용 수사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조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답변을 회피할 명분을 줬다는 것이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대학 및 기관 등이 검찰 수사를 이유로 국회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1시간 늦게 출근…사무실엔 응원 화환도 등장
![28일 오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앞에서 조 후보자 지지자와 보수단체 회원들이 피켓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28/fb8d37f5-355c-42b3-a787-ec9bf6459e71.jpg)
28일 오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앞에서 조 후보자 지지자와 보수단체 회원들이 피켓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뉴스1]
조 후보자는 이날 평소보다 1시간가량 늦은 11시쯤 자신의 소형 SUV 차를 타고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도착했다. '왜 평소보다 늦었느냐'는 질문엔 "특별한 건 없다"고 답했다.
이날 조 후보자를 응원하는 화환과 꽃바구니 등이 조 후보자 사무실로 배달되는 모습이 취재진에 목격되기도 했다. 준비단 사무실 인근에선 보수단체의 '조 후보자 사퇴' 집회와 조 후보자 지지자들의 '힘내세요'란 응원 집회가 동시에 열려 눈길을 끌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