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논문’ 문제없다던 이재정, 사퇴 청원에 “그거 가지고…”

중앙일보

입력

지난 14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교육청]

지난 14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교육청]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논문 관련 글을 올린 데 대해 “난 조국 후보와 관계없다. 딸 얘기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27일 오전 9시 55분쯤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와 만난 이 교육감은 “(조국 후보자의 딸 논문에 관해서는) 같은 입장”이라며 “조국 후보와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제338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경기도의회를 찾았다.

이 교육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2010년 당시 이명박 정부 시절 대학 입시에 사정관 제도를 도입하면서 여러가지 활동을 입시 평가에 반영했다. 이런 활동의 일환으로 장려한 것이 학생들이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로부터 보다 전문적인 교육 경험으로 쌓는 것이었고 이런 실습이 끝나면 실습보고서 같은 것을 쓴다”며 “미국에서는 이런 보고서를 ‘에쎄이’라고 하는데 에쎄이의 우리말이 적절한 말이 없어서 ‘논문’이라고 부른다. 미국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대체로 이런 ‘에쎄이’를 쓰는 훈련을 하는데 이 경우 당연히 제1저자다”라고 썼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22일 페이스북 개인 계정에 올린 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22일 페이스북 개인 계정에 올린 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조국 아닌 딸 얘기한 것”

그는 “조 후보의 따님의 경우도 대학교수의 지도 아래 현장실습을 한 것이고 그 경험으로 ‘에쎄이’로 써서 보고서를 제출한 것이다. 이것을 논문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제1저자는 그 따님이다. 자기 보고서를 자신의 이름으로 내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글을 올린 뒤 비난 댓글이 다수 달리자 이 교육감은 “저도 수년간 논문도 썼고 에쎄이도 써봤으며 흔히 말하는 페이퍼도 썼다. 대학에 20년간 재직하면서 논문지도도 많이 해보았고 에쎄이를 과제로 내준 적도 많다. 에쎄이는 굳이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일종의 보고서, 발표문 또는 수필과 같은 것”이라며 “학술지의 등재는 학술 권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 저자가 누구냐에 따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다시 올렸다. 두 글에 27일까지도 옹호·비난 댓글이 달려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조국 청문회 등은 “언급할 생각 없어”

27일에는 이 교육감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조국 장관 후보자의 딸의 고교 시절 논문 등재가 교육 불평등과 정치인의 위선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사는 가운데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그의 SNS에 교육감으로 상상하지도 못할 시각을 드러내어 교육감으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의 사퇴를 청원한다”고 썼다.

이 청원은 낮 12시 현재 250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 교육감은 조 후보자의 청문회 개최 논란 등에 관해서는 “그건 다른 문제”라며 “그것에 대해서는 언급할 생각이 없고 따님 얘기에 대해 사람들이 오해가 없도록 정확하게 정리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교육감 사퇴 청원이 나왔다고 하자 “그거 가지고 내가 사퇴한다면 되겠느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교육청 측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교육청 공식 페이스북 계정이 아닌 개인 계정에 올라온 글이며 다른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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